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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끝나는 길. 집으로 걸어가는 가는 도중에 항상 한약 집 앞 집 어떠한 할머니 한 분이 무슨 생각이 그렇게 많으신지 길을 멍하니 쳐다보며 의자에 앉아 계신다. 그러다 내가 인사를 하며는 할머니는 이 말씀을 항상 하신다. “오냐! 이쁜 놈 학교 끝나서 집에 가냐? 영리한 놈들이 인사하제!”라시며.. 그 할머니를 보면 하늘 구름보다 위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할머니 생각이 나곤 한다. 사람들이 할머니를 칭 할 때 쓰는 말은 “세편 김양네”이다. 세편은 우리가 사는 마을 이름이고 김양네는 할머니 성함 김 양심의 성자만 빼고 부르는 것 같다. 길을 갈 때마다 사람들은 줄 곧 “김양네 잘 계시냐?”라며 묻곤 한다. 내가 다섯 살적에 유치원 아침 놀이 시간에 한참 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배가 아파왔던 것이었다. 그랬는데 엉덩이에서 부글부글 끓던 노란 액체와 고체가 섞인 것이 내 팬티에 나와 버렸던 것이었다. 그 때 나는 엉덩이를 휴지로 닦을 줄 몰랐었다. 그래서 집에서는 항상 할머니나 엄마, 아빠가 닦아주었다. 하지만 유치원에는 똥 닦아 줄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난 참다 못 참고 바지에 쌌고 부끄러워서 선생님께 말씀도 안 드리고 가방 메고 집으로 와 버렸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어색하지 않게.. 그렇게 겨우겨우 집에 도착한 나는 눈시울을 붉히며 할머니부터 찾기 시작했다. 마침 회관에 가지 않으시고 안방에서 TV보고 계신 할머니가 뛰어나오시며 “오메. 내 주용이 벌써 유치원 끝났냐?”라고 물으셨다. 그래서 난 유치원 있었던 일을 다 말하고 할머니는 내 엉덩이를 씻어 주셨다. 할머니는 엉덩이를 씻어 주시며 나보고 “잘했다. 잘했어.”라며 말씀 해주셨다. 그러자 내가 할머니께 “할머니 더럽지 않아?”라고 묻자 할머니는 “내 손자 똥인디 뭐 어짹까니?”라며 웃으시며 바지와 팬티를 가져다가 주셨다. 그리고 내가 배가 고프다고 하자 할머니는 언능 라면을 사다가 끓어주셨다. 할머니의 라면은 일품이었다. 어떻게 그렇게 면에 스프 맛이 잘 베기고 면도 적당히 익히는지 도통 모르겠다. 그리고 그 라면을 할머니의 손으로 젓가락에 감아서 입에 넣어주시면 말 할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내가 한 초 3학년 땐가 2~3년간 이사 했었는데 밤에 동생이랑 나 둘이서만 있는 줄 알고 할머니는 밤마다 집에 오셨다. ‘ㄱ’자 가까이 굽은 허리로 하얀 일 장갑 끼고 유모차를 끄시며 비록 할머니 겉   모습은 초라해 보일 줄 몰라도. 언제나 우리 할머니는 당당하셨다. 그렇게 우리 집에 도착하면 현관에서 “주용아! 하눌아!”라며 불으시면 우린 당장 뛰어 나가 문을 열었다. 할머니가 집에 도차하시면 항상 볼과 귀, 눈이 빨갰다. 그리고 콧물을 일 장갑으로 흘기시며 우리를 바라보곤 하셨다. 할머니가 아주 가끔 이런 말씀을 하시곤 하셨다. “내 아깐 새끼들. 결혼 한 것도 못 보고 죽으면 어짜제?” 그럼 우린 거의 울다시피 할머니께 “죽긴 왜 죽어!”라고 따지듯 말하곤 했다. 그런데 중 1때 과외에서 공부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동생에게 연락이 왔다. 동생이 가쁜 숨 소리를 내 쉬며 “오빠! 오빠! 할머니가! 할머니가! 쓰러지셨어!” 수간 온 몸의 피가 머리로 쏠린 듯 했다. 나는 당장 뛰쳐나갔다. 뛰며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떠올랐다. 집에 도착 해보니 현관에는 할머니가 입에 거품을 문 채 쓰러져 계셨고 옆에는 하늘이와 엄마가 울며 서 있었다. 잠시 후 구급차가 할머니를 모시고 해남으로 갔다. 그리고 또 할머니는 광주로 가셨다. 해남에선 도저히 손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광주로 간 것이었는데 광주에서 조차 할머니는 무의식으로 심장만 뛰고 있었다. 온 몸은 부풀어져 있고 얼굴은 창백했다. 그렇게 할머닌 3개월 동안 식물인간으로 계시다 결국 우리 곁을 떠나고 마셨다. 할머니는 우리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셨고 나는 그 사랑을 받기만 하였다. 지금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 항상 할머니가 먼저 생각난다. “할머니 감사하고 죄송하고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