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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낯으로 / 김용수
 
2014-08-21 오후 11:47:46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민낯으로 바라보는 네 앞모습에서 어머니를 보았다
    민낯으로 훔쳐보는 내 뒷모습에서 아버지를 읽었다

    휑한 눈동자에 화장기 없는 그 민낯은
    곰 처녀가 마늘 먹고 인내하듯
    호 총각이 옹달 샘물 마셔대듯
    해맑고 청초롬 했다

    창틈으로 기어든 아침햇살 한 줌이
    쭈글한 어머니 젖무덤을 만지작거린다

    시시캐캐 묵은 이야기 안주삼아
    질기고도 모진 삶의 토막극을 민낯으로 보여준다

    젖무덤을 물고 빨며 주무르던 어린날도 
    애간장을 다 녹였던 방황했던 청춘기도
    처녀 아닌 어머니로 할미로
    총각 아닌 아버지로 할배로
    훌쩍 커버린 날
    낡고 허름한 시간들을
    민낯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8-16 11:36 송고 2014-08-21 23:47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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