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고프다/ 꿈이다/ 바람이다/ 꽃이다// 채워도/ 채워지지 않은/ 끝없는/ 이 허기// 세상 속/ 비틀거리며/ 헛딛어도 가는 길// 은 ‘詩 서편제’라는 나의 시집에 수록되어 있는 ‘길’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삶이 힘들고 형편이 궁색한 고난극복의 법은 사변적이고 허무맹랑한 말장난이 아니다. 일상적인 삶속에서 구체적으로 사랑과 연대를 실천하는 법이다. 가장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가장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 참 진리의 길인 것이다.
공자는 산과 같은 사랑 물과 같은 지혜를 겸비한 성인이었다. 그의 어록을 담은 논어에는 지혜와 유머, 편견과 아집, 희망과 기쁨, 분노와 슬픔, 쓸데없는 자존심과 탄식 등으로 인간다움과 자기실현의 과정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공자는 끝없이 배우는 사람이고, 배워서 사람다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는 나침반이었다. 그 공자가 가장 신임하는 제자는 안희였다. 그는 재능은 있으나 부귀공명을 구하지 아니하고 세상을 피하여 사는, 은군자적인 성격으로, 예가 아니면 보지도 말고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고 행동하지도 말아야 한다는 공자님의 가르침에 한 치의 어긋남이 없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공자는 제자들과 함께 채나라로 가는 도중이었다. 양식이 떨어져 며칠 째 밥을 굶은 그들은 몹시 지쳐 어느 마을에서 쉬고 있었다. 공자가 깜빡 잠이 든 사이 안희는 쌀을 구해 와서 솥에 밥을 지었다. 솔솔 풍겨온 밥 냄새를 맡은 공자가 잠을 깼다. 밖을 내다보니 제자 안희가 밥을 한 움큼 집어먹고 있었다. 아니! 이럴 수가, 그렇다면 내가 아는 안희의 행동이나 모습이 거짓이었단 말인가? 그때 마침 안희가 밥상을 들고 들어와 공자 앞에 내려놓았다.
공자는 안희를 어떻게 가르칠까 궁리하다가 안희야!, 내가 방금 꿈속에서 선친을 뵈었는데 밥이 되거든 먼저 조상에게 제사지내라고 하더구나! 스승님 이 밥으로는 제사를 지낼 수가 없습니다. 뚜껑을 연 순간 천정에서 흙이 떨어져 스승님께 드리자니 더럽고 버리자니 아까워서 제가 먹었습니다. 공자는 잠깐이라도 안희를 의심한 것을 후회하며 다른 제자들에게 즉석에서 말했다. 예전에 나는 나의 눈과 나의 머리를 믿었다. 이제는 나의 눈도 머리도 믿을 것이 못되는구나! 너희들은 눈에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한 사람을 완전하게 안다는 것은 진정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말이다.
‘나는 하루에 세 번 반성한다. 남을 위해 충성을 다했는가, 친구와 사귀어 믿음을 지켰는가, 배운 것을 남에게 전했는가?’ 하고 말한 이는 잠시나마 제자를 믿지 못하고 의심을 했던 것을 철저하게 반성한 공자이다. 공자는 아니 그의 어록을 담은 논어는 우리가 본받아야 할 삶의 지침서이고 나침반이다. 나의 몸과 마음부터 닦아 남을 교화한다는 수기치인(修己治人)과 학술이며 덕행을 두루 갖춘 사람이라는 내성외왕(內聖外王)의 길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이여! 공자께서는 이 세상에서 유익한 벗은 곧고 바른 사람, 남을 도와주거나 보살펴 주려는 아량이 있는 사람, 보고 듣고 깨달은 견문이 넓은 사람이라고 합니다. 가장 평범한 우리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참 진리의 길을 찾아내어, 보고 듣고 배워가면서, 우리 모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사람이 되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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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5-29 09:44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