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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의 소녀 / 정홍순

2012-07-30 오전 6:31:53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크기변환_2011년11월%2030일%20066

    낙타같이 콧구멍 벌름거리며

    사탕 가로채는 아이들이다

    한 때는 우리도 헤이 헬로우였던

    미제초콜릿 아이들이다

    그 자식 놈처럼 오늘도 소리치며

    사내 손에서 누룽지사탕 받아

    제법 큰놈에게 상납하고 있다

    홍해가 퍼렇게 보이는 모래땅에 사는 놈

    나의 앵벌이가 다시 빨리빨리 외쳐대는 동안

    한 번도 짚어지지 않은 건반 같은 쪼그만

    계집애가 까맣게 밀려다니는 게 안쓰러워

    쏘시지 껍질 벗겨 손에 쥐어줬더니

    방망이 던지듯 모래구덕에 처박아버리고

    대자로 울어버리는 그 년의 음자리가

    당황조라는 것을 몰랐다

    사탕밖에 모르는 어린년

    그럴 줄 알았다

    홍해 지나 사흘 길 탈출하던 해도

    물 달라 지랄하며 앙탈부리던 마라의 샘

    바닥난 샘물 한바가지 퍼서

    옜다, 하고 퍼질러대고 싶었다

    열이 솟아 에셀나무 그늘 찾아

    머리 디밀고 들어오던 바람

    야자수 꼭대기 쫓아 올라가

    이빨 빠진 노래 던지던 수르바람

    물 같은 세상 너희도 만났으니

    마른 낯짝에 솟아나던

    네 눈물을 만났으니

    황무한 내 샘에 물 깃던 어린년

    흔들어 세워놓고 바람처럼 떠나왔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7-30 06:3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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