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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솔 / 정홍순
물마를 새 없이 덤벙거리던 어머니
손바닥에 송골송골 물집 벌겋게 피어나
솔가리로 따서 죽이고
또 따서 문둥약가루 염장한
허물 벗은 새살 시려 아궁이불 앞으로
궐련 한 대 뻐끔뻐끔 속앓이서 끌어내던
오랫동안 골초였다
담배만큼은 당당했기에 아버지는
부샄만 기웃거리다 불 심부름하는 체
아래채 부샄으로 나앉아 쪼르르 막걸리
자작하며 알토란 통마늘을 씹었다
고약한 골초와 주사가 서로
부샄에서 팽팽하게 살았다
툭하면 칼부림 나는 세상
솔포기 같은 이만한 연애는 없다
이만한 절친은 또 없다
너도 한 번 맞아봐라
서로 매질 원수처럼 던졌을까
빗자루몽둥이로 터져 싸매던 어머니
솔수펑이 삭신 문진 시작하였다
어머니는 쥔-네 쥔-네 아버지 불러
맥을 집는다
솔가리 짱짱하게 꽂힌 산마루
부샄에서 익은 해 부지깽이로 털어
건네는 어머니가 부려놓은 침이 한 쌈이다
군불연기 폴싹폴싹 오르는 해거름에 대고
솔부엉이처럼 불러자친다
이승저승 찰떡같은 궁합소리에
아버지 대답이 갈지자로 넘는 용수동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4-15 08:58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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