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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송, 첫눈에 그리다 / 정홍순

2013-12-13 오전 9:30:49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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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도의 절망은 지상의 높이만큼 가늠난다


     


    발목 댕기면 댕길수록


    치열한 방식 그가 선택한 좌상


    늘 주눅들은 아이에게


    좌우 현에 바람 잔뜩 얹어 흔들던 어제


    오늘은 첫눈 받아


    절망의 깊이를 고누고 있다


     


    첫가을 보내고 겨울 강 오르는 눈치새끼


    잔등에 펄럭이는 순간


    강을 휘젓는 순간


    치켜 오르는 첫눈의 자치 놓치랴


    절벽에 다가선 조바심


    백년에 한번일까 싶은


    고도의 비밀이 찰랑찰랑 젖는 밤이다


     


    달빛 들쳐 메도 부러지기는


    튼튼한 가지 활짝 벌리고


    산조에 맞춰 춤추는 것을 봐라


    끝자락 닿는 휘몰이의 숨소리가 깊다


     


    부양하는 눈 내리받이하며


    벼랑에 기대어 칩거한 碧松이


    화석처럼 새김 난 저 명징한 청루


    날카로운 별이 파르르 박힌 미소다


    강, 강과 하늘


    하늘과 땅, 땅의 땅, 눈의 雅名이 푸르다


     


    고도의 한 점에서 풀어나는


    비범한 계략이 살음 짙은 생으로 이어진


    밀착한 산의 어깨로 둥쳐오는 해


    새날 도해하는 절망의 그림은 없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12-10 22:24 송고 2013-12-13 09:30 편집
    벽송, 첫눈에 그리다 /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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