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구멍에 확성기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확성기 아래 깔아진 저드래 새마을이 새 지주로 선임되었다

이장이 마이크 물고 화통 모는 소리

계란 수가 줄었다

근면·자조·협동 리본까지 푸렁 물 변수가 있었던 것

신식개량 중에도 한 쪽 귀는 아팠다

닭장에서 달린 쓸개의 약효와 편액이 상식을 들추어내던

기침을 멎게 하며 가래를 삭인다

염증을 없애고 해독한다

눈도 밝게 한다

세균성 이질에는 쓸개를 말려 가루 내어 복용하고

백일해에는 신선한 쓸개 중에 설탕을 넣고 잘 섞어 먹는다

만성기관지염에도 이런 방법으로 먹는다

새마을운동은 유신이념의 실천도장

1974년 12월 대통령 박정희

알받이 쓸개 꺼내 왼쪽 귓구멍에 어거지로 집어넣은 무싯날

처마 밑으로 눈이 부시시 떨어지고 있었다

물릴 수 없이 독살스럽던 쓰디 쓴 겨울의 이력서

바닥에 뒹굴며 닭처럼 눈가루 파닥파닥 뒤집어쓰던 날

귀가 먹었다

鷄膽, 신선한 쓸개를 귓구멍이 먹고 점점

게양대 물텀벵이 비등비등 말라가듯 환골하던 녹색깃발

깃발 먹었다

확성기 광란하기 시작한 이래 내 두 귀에 닭이 푸르게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