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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암호와 동천의 꽃놀이 / 김용수
2022-04-04 오전 8:21:3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꽃놀이 계절인가 싶다. 가는 곳마다 진달래와 개나리 그리고 벚꽃 등 봄꽃이 만발하고 있다. 더욱이 호수를 안고 있는 순천주암호와 상사호의 그리고 동천호반 길에는 벚꽃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다. 옅은 분홍빛을 띠고 있는 꽃잎의 화려함은 새색시웃음마냥 다소곳이 피어나고, 그 꽃 웃음은 심신을 달래는 꽃놀이로 이어지고 있다.

    상사에서 낙안으로 가는 길목과 주암호를 따라 광주로 가는 국도변은 온통 꽃물결이다. 꽃물결은 벌과 나비들만 좋아하는 게 아니다. 사람들도 좋아하고 동물들도 좋아한다. 꽃이 피면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기분부터가 상승된다. 꽃을 바라보면서 화를 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꽃향기에 취하고, 꽃의 아름다움에 빠지며 자신들의 여가시간을 가지리라 믿는다. 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지난 주말이었다. 동천 변에는 벚꽃놀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붐볐다. 연인들의 행렬을 비롯해 가족단위와 삼삼오오 짝을 이룬 꽃놀이인파는 시간가는 줄 몰랐다. 코로나시국의 고달픔을 날려 보내려는지 수많은 인파가 북적거렸다. 아이들은 아들대로 어른은 어른들대로 제마다의 꽃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주암호와 상사호를 따라 꽃놀이를 하는 사람들은 화전놀이까지도 곁들이고 있다. 연분홍빛으로 물든 진달래 꽃잎을 바구니가득 따다가 전을 부쳐 먹는 옛 풍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었다. 시큼 달큼하면서 봄의 향기를 물씬 풍기는 화전은 건강상에도 보탬이 된다고 한다. 특히 스트레스가 쌓여 있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을 맑게 해주며 심신의 피로를 풀어준다고  한다.  

    잠시, 꽃놀이와 화전놀이 유래를 더듬어 보자. 우리네 선조들은 계절에 따라 노는 시기를 두고 즐겼었다. 유교적 가부장제하에서 여성들은 여럿이 모여 놀이를 즐기기는커녕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도 없었다. 궁중이나 양반가도 일반 백성층의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일 년에 단 하루 진달래꽃이 화사하게 핀 삼짇날은 예외였다. 여성들이 야외로 나가서 즐길 수 있는 유일한 놀이터가 심산유곡의 화전놀이였다고 한다.
    게다가 꽃놀이는 신라시대 봄놀이를 하면서 꽃을 꺾은 곳은 경주의 화절현(花折峴)이라는 지명이 전해지고 있다, 김유신 장군의 딸인 재매부인이 묻혀 재매곡이라 불린 계곡에 매년 봄꽃이 핀다. 이때면 여인들이 그 골짜기물가에서 잔치를 벌인다고 한다. 그 기록을 꽃놀이유래로 보여 지고 있다.

    또 고려 시대에는 음력 3월 3일 즈음 들녘에 나가 봄날을 즐긴 답청(踏靑)의 풍속과 봄날 시냇가에 모여 잔치를 베풀고 노래를 불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조선왕조실록에는 “3월 3일 즐기는 것이 어찌 사치함이겠는가”라는 것과, “남녀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큰 소리로 떠드는 것은 태평시대의 즐거운 일”이라는 기록이 남겨져 있다.

    이외도 궁에서는 화사하게 진달래가 피면 곱게 차려입은 왕비가 궁녀들과 함께 진달래꽃을 따다가 ‘화전놀이’를 즐겼으며, 세도가의 부인들도 이를 따라 장막을 크게 드리우고는 며느리들도 다 모아 정성 들여 준비하고는 호세와 사치를 다투었다고 전해진다.

    조선의 문인이었던 임제(1549-1587)는 “작은 개울가에 돌을 고여 솥뚜껑 걸고 / 기름 두르고 쌀가루 얹어 참꽃을 지졌네 / 젓가락 집어 맛을 보니 향기가 입에 가득 / 한 해 봄빛이 배속에 전해지네.”라는 맛깔 나는 시로 남성들도 봄철음식인 화전을 별미로 즐겼음을 남겨놓았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구경하기 위해 순천에 왔다는 연인들의 “꽃쌈” 놀이를 소개해 볼까 한다. 그들은 벚꽃송이를 비롯해 개나리꽃송이, 진달래꽃송이, 복숭아꽃송이, 유채꽃송이 등 꽃송이를 모아서 “꽃쌈”놀이를 펼쳤었다. 즉, 가위 바위 보를 해서 이긴 사람이 꽃잎하나를 떼어내는 놀이다. 또 꽃송이끼리 걸어서 잡아당기는 놀이와 꽃잎의 수가 많고 적음의 놀이 등 다양한 “꽃쌈”놀이를 하고 있었다.

    봄볕이 따사롭다. 햇볕이 감도는 동천 변에서 봄날 꽃놀이를 즐긴다는 것은 무한한 행복이 아닐까 싶다. 여유를 갖으며 자신의 심신을 달래는 것은 건강한 삶을 살아간다는 방증이다. 더욱이 자신의 심정을 담아 글을 쓰거나 꽃놀이를 지어 부른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요즘 필자는 잊혀져간 노랫가락이 문득문득 생각난다. 여성들이 즐겨 부르는 “봄날은 간다.”의 노랫말이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 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또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 노 나니/ 화 무는 십일 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 얼씨구, 절씨구, 차차차!”라는 노래다.

    그렇다. 흥과 멋을 알고 즐겨보자. 우리네 선조들이 만들어 놓은 전통풍습은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아닐 수 없다. 어깨춤이라도 더덩실 추고 코로나시국을 넘겨나 보자. 봄볕의 따사로움과 봄꽃의 화려함으로 역경의 시간을 꽃놀이로 즐겨봄을.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2-04-04 08:20 송고 2022-04-04 08:21 편집
    주암호와 동천의 꽃놀이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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