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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말이 떠도는 팽목항 / 김용수
2014-06-04 오전 10:19:5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비내리는 팽목항은 파도만 높다. 갓 머금은 아이들의 영혼이 파도에 떠다니며 절규하는지, 빗소리 또한 구슬프다.

     

    “아빠! 엄마! 미안해, 사랑해,”라는 음성이 담겨진 스마트폰을 끝내 잊을 수 없는 오늘에 현실이 비참하다.

    어른들의 입에서 오르내려야할 “사랑해 미안하다”는 말이 아이들의 입에서 오르내렸다는 사실에서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청순한 자태로 푸른 꿈만을 지향하면서 학업에 열중하는 아이들이었기에 죽음의 직전에서 그런 말을 남겼을 것이다.

     

    아이들의 말을 대변하듯 인천에 살고 있는 송준용 시인은 시작노트와 함께 “팽목항에서 못다한 노래”라는 시를 보내왔다. 그의 시작노트와 시를 음미해볼까 싶다.

     

    그는 시작노트에서 “생때같은 아이들을 잃고 참담한 마음을 몇 줄의 글로 추모하자니 사치스런 마음마저 없지 않구나. 이러한 기분은 나 뿐만이 아니라 국민적 감정일 것이다. 여태까지 아무런 일이 없었으니 괜찮겠거니 하는 타성이 멀쩡하던 아이들을 죽였다. 안타까운 일이다.”라고 표현했다.

     

    게다가 그는 “슬픔이 너무 깊어/눈물이 되어 나오지 않는다/분노가 너무 커서/노래가 되어 나오지 않는다/팽목항/나는 너의 목에서 터져나오던 소리/우리 아이들이 일상 지절거리던 소리/영철이, 인식이, 순아들의 목소리를 듣는다/그리고 우리 아버지, 어머니, 누나, 누이들이/웬일로 부산하게 움직이며 가슴을 치던 소리/종종걸음으로 내닫던 소리를 듣는다/간간이 이슬비 내리고/바람 불어 파도소리 높던 날의 기억을/어찌 잊을 수 있으랴/그 보다도 산 채로 주검이 된 아비귀한의 외침을/어찌 잊을 수 있으랴/못된 어른들의 짓거리는/천추에 한이 되어 돌아왔다/아이들아/아직 펴보지도 못한 채 져버린 아이들아/캄캄한 바다 속의 밤이 얼마나 무서웠니/나는 너희들의 주검이 한곳에 모여 있었다는 말을 듣고/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굳게 잡은 손 놓지 말고/고통도 슬픔도 없는 나라에서/꽃으로 미소로 따뜻한 봄날의 향기로/다시 태어나라/그러면 슬픔이 너무 깊어 나오지 않던 눈물도/분노가 너무 커서 목이 메이던 노래도/다시 부를 수 있으리라/들을 자 없는 노래/혼자서 마음껏 부를 수 있으리라.”고 한편의 시로써 세태의 아픔을 울부짖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현실은 예전과 별반 다르지 않다. 특히 6.4 지방선거를 치르는 위정자들의 언행은 도를 넘었고 네거티브 일색이다. 서울시를 비롯해 부산, 광주지방의 선거유세와 패거리 싸움은 흙탕 물 보다도 더욱 탁한 잡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선거를 치루겠다던 위정자들의 언약은 순간적으로 돌변하고 자신들의 영달과 당리당략만을 위한 언행들이 난무했다. 상대를 헐뜯고 폄하하면서 편 가르기와 줄서기는 변함이 없었고 오직 당선에만 목을 맸다.

     

    그것도 진도 팽목항 참사로 아이들을 잃은 부모들의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전국은 선거분위기에 휩싸였다. 특히나 위정자들은 팽목항 참사를 이용한 정책들을 내 세우면서 국민정서를 선거분위기로 부추 켰다.

     

    6.4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오늘, 유권자의 표심은 요동치고 있다. 애도와 분노를 모르는 위정자에게 철퇴를 가하고 진정성이 있는 위정자에게는 선심을 보낼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가 변해야 한다. 아이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위정자들을 잘 뽑아야 한다. 그들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보호하는 것은 물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유일하게 집행하는 권력가다.

     

    아무튼 “미안하다”는 말이 떠도는 팽목항을 되새기면서 올바른 나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바른 판단으로, 올바른 위정자를 뽑아 올바른 정치를 하게끔 사회분위기를 조성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6-04 10:19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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