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편집국장
겨울 빗소리가 정겹다. 눈이 내려야 할 겨울철에 비가 오는 것은 정겨운 손님이 오는 것과 다름없다. 특히 겨울가뭄을 겪고 있는 우리지역의 겨울비는 단비였고 금비였다. 그렇다. 기다리고 기다렸던 겨울비는 호남의 식수난은 물론 겨울가뭄을 해소하면서 저수율까지 높이는 금비가 아닐 수 없다.
그런 까닭에서일까? 금비가 내리는 새벽녘빗소리를 들으면서 “낙안하세요”의 책자를 펼쳐보았다. 읽는 순간부터 즐겁고 편안한 落安 고을의 ‘너나들이’로 승화됐었다. 따라서 꿈을 먹고 사는 아이들의 성장과정이 전개됐으며 그 아이들을 돌보는 마을활동가들의 활동상이 그려졌다.
무엇보다도 아이들을 품은 낙안 스러운 마을이야기를 담은 “낙안하세요”의 세 번째 이야기는 참으로 진지했다. 아이들의 이야기부터 남녀노소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었다. 어쩌면 즐겁고 편안한 落安 스러움의 멋이 곁들여 있는지도 모른다.
차례를 살펴보면 풍류교실, 공예교실, 한문 캘리그라피교실, 영어교실, 여행 동아리 5대산 등산, 슬기로운 낙안생활, 배꽃 길 뚤레뚤레 걷기,100번째 어린이날, 달그락 요리교실, 물놀이 캠프, 항꾸네 글로벌 가족캠프, 반딧불이 캠프, 뚤레뚤레 가을, 힐링 텃밭, 낙안 스러운 사진공모전, 마을학교 활동가들의 선진지 견학, 서울아이들의 낙안 살이 등이다.
낙안마을배움터 활동가들의 활약과 활동성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은 사랑과 봉사 그리고 희생이 뒤따르는 활동을 하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속에서도 조그마한 시간이 주어지면 마을배움터에 나가 자투리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다.
낙안마을배움터 너나들이 박인규 대표는 마을활동가들의 헌신과 열정이 힘에 부칠 정도로 다양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그는 “배울 거리와 체험거리를 스스로가 찾아서 함께 했었던 지난날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른다.”며 “그러한 활동들이 쌓여서 오늘의 버팀목이 됐으며 미래의 꿈나무를 키울 수 있는 터전이 됐다”고 했다.
게다가 낙안마을교육자치회 희망제작소 김대중 대표는 낙안마을배움터를 통해 인적, 물적 자원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마을주민이 아이들의 강사가 되어 살아있는 배움의 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했다. 또 그는 “지난해도 20여 가지가 넘는 마을배움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며 “스스로 힘써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쉬지 않는다.”는 자강불식自强不息 사자성어를 역설했다.
이뿐 아니다. 풍류마당을 펼치고 있는 김양남 소리청 원장은 “심청가 춘향가, 홍보가 수궁가 적벽가의 판소리 다섯마당은 효, 사랑, 우애, 충, 의리의 깊은 뜻이 담겼다”며 “우리 전통국악의 뜻과 얼 그리고 역사성을 알아야 한다.”고 판소리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고전과 현대를 아우르는 이화서당 박문희 훈감은 “한문, 캘리그라피도 해가 거듭할수록 다양한 교재공부와 행사에 참여했었다”며 “보다 나은 캘리그라피와 더욱 재미있는 수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생활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아나 활동가는 “낙안 꿈지락 작은 도서관에서 영어회화 1편 보기를 하고 영어캠프도 한 결과 큰 소리로 영어를 읽고 팝송도 불렀었다”며 “언젠가는 아이들이 영어를 조금 더 반갑게 맞이하고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가르치겠다.“고 했다.
낙안초등학교 최형구 교사는 여행 동아리를 담당하면서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동아리를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친구끼리 계획을 세우면 마을배움터 활동가들이 도와드립니다.”며 “지난해 5월5일 어린이날에 기아 챔피언스 필드직관, 영화보기, 펜션에서 함께 자기, 놀이공원가기”등의 즐거운 여행 동아리를 상기했다.
달그락 요리교실을 맡고 있는 문채은 활동가는 “꿈지락 작은 도서관에서 송편의 유래와 지역별 송편의 모양을 아이들에게 가르친 후, 아이들의 개성 넘치는 송편모양이 탄생돼 기뻤다”며 “앞으로 더욱 더 아이들의 취향에 맞는 요리교습을 해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했다.
반딧불이 캠프의 박지홍 활동가는 “반딧불이를 ?고 텐트에서 별을 헤아리며 책을 보며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형설서점 조순익 사장(전, 꿈지락 도서관 운영위원장) 이 마련해준 텐트 놀이마당에서의 한 여름 밤의 추억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순천꽃마차마을 임미경 사무장은 “찰칵찰칵 낙안 스러운 이야기 인생 한 컷이라는 명제로 사진공모전을 열었었다”며 “앞으로도 기억에 남은 이야기들은 사진으로 간직할 수 있게끔 많은 사진을 찍어 두어야겠다.”고 했다.
낙안의 미래를 꿈꾸며 선진지 견학을 주도하고 있는 김점석 활동가는 “전남 곡성군 죽곡면의 선진지 견학을 다녀온 소감을 피력하면서 낙안마을의 행복한 삶은 협동이다.”며 “교육, 문화, 돌봄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너나들이배움터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너나들이 마을배움터활동가들은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들은 작은 도서관을 비롯해 형설서점놀이마당과 낙안 소리청, 낙안읍성, 초등학교, 중학교 등을 활용하는 행사계획을 촘촘하게 짜고 있다. 특히 낙안의 금전산, 고동산, 백이산, 제석산, 오봉산의 5대 명산과 낙안평야 등 대자연을 활용한 프로그램은 힐링 교육장소가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낙안마을배움터 ‘너나들이’ 꿈지락 도서관은 아이들과 주민들의 문화교육공간으로 활용도가 높다. 어쩌면 낙안아이들과 주민들의 사랑방으로 밤하늘에 반짝이는 푸른 별빛이 아닐까 싶다.
낙안초가의 추녀 끝에 떨어지는
빗방울소리 주륵 주르륵 주르륵
겨울 빗소리가 정겹고 이채롭다
초가지붕 적시는 빗소리 따라
젖어오는 감성은 노래가 되고
깊어지는 명상은 날개를 편다
사슬고리로 꿰어진 뭇 사연
곳곳에 뿌리고 뿌렸던 사람
얼굴이 그려지고
음성이 들려오고
발자취 젖어온다
겨울 빗소리 커지는 새벽
농부의 기지개 켜는 소리
마지막 남은 자존심 살려
으랏차차 힘을 내고
아침입맛도 돋운다
겨울비 내리는 날
농부가 듣는 빗소리는
버거운 삶을 달래주며
오늘의 서사시를 옮긴
우림친구 경옥고인 것을
(필자의 “겨울 빗소리”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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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6 07:54 송고
2023-01-16 07:56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