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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월의 소리를 품은 조계산/ 김용수
2021-09-06 오전 9:37:5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패티 김의 “구월의 노래”가 흐르고 있다. 어딘가 모를 스산함이 번지면서 가을내음이 물씬 풍긴다. 노래 말이 전하듯 가을 타는 사람들의 마음은 뒤숭숭하다. 자신도 모를 쓸쓸함과 외로움이 덮쳐올 때는 여행이라도 떠나고프다. 구월의 소리가 들리는 그 어느 곳이라도 무작정 찾아가고 싶어진다. 특히 구월의 소리를 품은 조계산은 송광사와 선암사의 풍경소리까지 들려주고 있어 뜻 모를 ?표다.

    예부터 조계산은 해맑은 구월의 소리를 들려주는 어머니 산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음소리와 아픔소리를 껴안아주면서 가을입김으로 따스하게 감싸주는 산이다. 힘차게 흐르던 계곡물소리가 작아지고 낙엽 떨어지는 소리가 커지는 구월의 산자락은 무심이다. 아마도 별의별 구월의 소리를 들려주고픈 조계산인지도 모를 일이다.

    무엇보다도 조계산 기슭은 세상사이야기를 알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척, 침묵으로 일관한다. 하지만 구월의 소리만큼은 조용조용 들려준다. 봄과 여름을 지나면서 잊을 수 없는 추억담은 물론 자신도 모르는 비행사실을 풍경소리로 일깨운다. 다시 말해 물소리, 바람소리, 새소리를 비롯해 풀잎 스치는 소리, 낙엽 떨어지는 소리, 빗방울 들치는 소리 등 수많은 자연소리로 사람의 마음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였다. 조계산이 품고 있는 ‘구월의 소리’를 듣고 싶었는지, 용쟁이 움막을 찾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시끄러운 세상소리에 지쳐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시달림의 소리들이 쏟아져 나왔었다. 갇혀 살아야 했던 이야기,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했던 이야기, 위정자들의 이야기, 문화원이야기, 문화재단 이야기 등 세상사 시끄러운 이야기를 쓸어내고 있었다. 

    전남 순천시 낙안면 평사리에 자리한 용쟁이 움막은 조용하다. 잡다한 소리가 들리지 않고 그저 풍경소리만을 들려주는 곳이다. 작은 소리로 들려주면서 깊이 있게 스며들고, 멀리 퍼지는 어머니의 사랑소리다. 특히 자신보다도 남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희생정신이 깃들어 있는 참소리다.

    어느 지관은 이곳을 어머니 품이라고 했다. 아늑한 형국에서 약수가 흐르는 신비한 곳이다. 맑디맑은 산의 정기가 뻗쳐 있어 생물에게는 아주 유익한 정기가 서려있다고 했다. 특히 조계산으로 이어지는 고동산의 북소리를 품고 있다. 그래서일까? 작은 소리를 들려주는 천혜의 장소라 아니할 수 없다. 왜냐하면 시끄러운 세상사를 걸러 내는 기이함이 스며있기 때문이다.

    사실, 용쟁이 움막은 필자의 휴식공간이나 다름없다. 건강을 잃었을 때, 고민이 쌓였을 때,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올 때, 이곳을 찾았었다. 하지만 지금은 필자의 생활 장소로 변하고 있다. 글을 쓰고 조경수를 가꾸는 일터가 되고 있다. 쉼터에서 일터로 탈바꿈한 용쟁이 골은 세상사를 잊게 하는 마력을 지녔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꾸러기로 가득한 사회상은 때 묻지 않은 순수성을 잃게 한다. 따라서 순수한 마음 밭을 일구기 위해서는 움막생활이 최고인 듯싶다. 용쟁이 움막은 맑은 물과 맑은 공기 그리고 맑은 소리와 함께하는 시간들이 줄줄이 꿰어 있다. 그 중에서도 ‘구월의 소리’는 풍요롭고 알차다. 밤알이 익어가는 소리에서부터 귀뚜라미 소리까지 건강미가 흐르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날마다 보는 산천이지만 그리 곱고 아름다울 수가 없다. 어스름한 새벽은 희뿌연 안개가 걷혀들면서 아침햇살이 반기는 광경은 극치다. 이곳은 무더위를 내 쫒았던 계절의 변화도 손쉽게 바라볼 수 있다. 게다가 신록을 자랑했던 나뭇잎의 변화도 지켜볼 수 있다.

    우리 인생사가 그렇듯, 가을을 맞이한다는 것은 우아하면서도 쓸쓸하다. 연녹색 그리움을 머금은 봄을 만끽했었고, 왕성하게 피어나는 여름을 간직한 가을은 까닭모를 서글픔이 서려 있다. 풍성하면서도 아름다운 색채를 띠고 있는 가을! 이 가을 앞에서 구월의 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심신의 피로가 녹아든다, 

    가을의 정서가 덕지덕지 묻어나는 사연들이 하늘거린다. 코스모스와 들국화의 꽃말을 들추면서 잃어버린 지난 시간의 소리들이 은은하게 들려온다. 영희와 철수 그리고 바둑이 소리도 들린다. 영원히 잊을 수 없고 잊혀 지지 않는 소리가 있다. 사랑소리다. 그 중에서도 어머니의 사랑소리는 영원불멸의 소리다.

    가끔, 필자는 조계산자락 고동산을 찾는다. 그곳에는 어머니의 사랑소리를 비롯해서 갖가지의 사랑소리가 작은 소리로 다가온다. 움막의 작은 소리가 남모르게 자라나 욕심을 비게 하고 사랑을 베푸는 참살이 삶을 엮는 것이다. 따라서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가 구월의 소리에 담겨있듯, 순수문화의 소리는 조계산기슭의 풍경소리가 아닐까 싶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순천문화원장과 송석종 회장은 조계산자락을 자주 찾는다고 했다. 최근 들어 조계산이 들려주는 작은 소리를 음미하고파 판소리가락과 움막소리를 듣고자 했다. 그 소리를 따라가 보면 순천문화의 움직임이다. 거듭나고 있는 순천문화원과 새롭게 출발하는 문화재단의 힘찬 소리다.

    순천문화원과 문화재단이 쌍두마차로 달려갈 때, 순천문화의 꽃은 활짝 피어난다는 것이다. 음해하고 폄훼하는 소리는 조계산자락에 묻어버리고, 활기찬 소리만이전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비록 그 소리는 조계산자락 용쟁이 움막에서 작은 소리로 들려주었지만 그 소리는 은은했다. 구월을 맞이하는 소리로 조계산을 휘 돌아 순천지역 곳곳을 파고들 것이다.

    황금빛으로 익어가는 구월, 시민의 소리를 들으면서 무더위를 지켜주었던 여름 꽃피는 소리와 지는 소리를 들어보자.

    백일홍 꽃
    붉디붉게 피는 거리
    그립고 그리운 사람이 있다
    백일홍 꽃을 바라보면
    머리 밭이 뜨겁다 던
    우리 엄마
    우리 누이

    마음 타고 애타던 여름날
    미끌미끌 미끈한 피부를
    햇덩이로 달구고
    달덩이로 문진다

    푸른 하늘 이고지고
    붉은 꽃빛 토해내고
    석 달 열흘 피고 지는
    당신의 백일홍 꽃은
    진정한 그늘 꽃으로
    여백을 메우고 있다

    백일홍 꽃 피고 지는
    붉디붉은 길거리에서
    머리 뜨겁다 던 엄마
    가슴 뜨겁다 던 누이
    달구어진 하루하루를
    어이 보내고 맞이할까

    백일홍 붉게 피는 거리
    엄마 삶은 널브러지고
    누이 삶도 달궈지는데
    햇덩이도 달궈지는데
    (필자의 “백일홍 붉게 피는 거리”전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1-09-06 09:37 송고 2021-09-06 09:37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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