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묘년이 지났다. 가련한 토끼띠가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비상하는 흑룡 띠가 서서히 밝아온다.
새해 새날 새로 뜨는 해맞이를 하려고 밤잠을 설치며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동해안을 시작으로 전국대처에서 해 돋는 장소를 찾는 사람들에게 하늘은 어떠한 행운을 가져다 줄 것인지 알 수는 없다.
하지만 다수의 사람들은 새로 맞이한 흑룡 해에 대한 소망과 희망으로 가득 차있다. 건강과 안녕을 비롯해서 새로운 계획아래 그 계획들이 순조롭게 풀려나가기를 기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2012년, 임진년의 임(壬)은 큰 바닷물을 의미하고 진(辰)은 용을 뜻하며 오행으로 따지면 흙(土)에 해당한다고 한다. 때문에 임진년을 검은 용이라 뜻하고 흑룡 띠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예부터 흑룡이 하늘로 비상하면 정권이 바뀐다는 옛말도 있다. 공교롭게도 2012년, 임진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미국, 러시아, 중국, 독일, 프랑스 등 각 나라의 대통령선거를 갖게 된다. 그 결과를 지켜보아야겠지만 흑룡해의 기운은 그렇게 흘러간다고 명리학을 기초로 한 통계학이 예시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나라 2012년 임진년(壬辰年) 새해 희망을 담은 사자성어로 '파사현정'(破邪顯正)이 선정됐다. 파사현정은 그릇된 것을 깨뜨려 없애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다.
이 파사현정은 지난달 7일부터 16일까지 교수신문 필진과 일간지 칼럼리스트, 주요 학회장, 교수(협의)회 회장, 교무·기획처장 등 주요 보직교수, 대학원장, 대학신문 주간교수, 정년퇴임한 원로교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선정됐다고 한다.
원래 불교에서 나온 용어로 부처의 가르침에 어긋나는 생각을 버리고 올바른 도리를 따른다는 뜻이다. 유학에서도 척사위정이나 벽사위정을 말한다.
이 파사현정 속에는 거짓과 탐욕, 불의와 부정이 판치는 세상을 바로잡겠다는 강한 실천이 담겨 있으며 올해 총선을 겨냥한 사자성어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즉, 총선을 통해 온갖 사악한 무리들을 몰아내고 옳고 바른 것을 바로세우는 희망적인 인재들을 뽑아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심재상 관동대 교수는 "지금 우리 사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진 '사회적 정의'를 되찾아 복원시키는 것"이라며 파사현정을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고 한다. 편법과 꼼수는 가고 정의가 바로 섰으면 하는 마음과 함께 총선과 대선도 파사현정을 2012년 희망의 사자성어로 선정하게 된 배경이었다고 그 뜻을 밝혔다.
이외에도 금년의 사자성어는 “생생지락(生生之樂)”이 27.0%로 2위에 올랐다. 이 사자성어는 서경(書經)에 나오는 말로 중국 고대왕조인 상나라의 군주 반경이 '너희 만민들로 하여금 생업에 종사하며 즐겁게 살아가게 만들지 않으면 내가 죽어서 꾸짖음을 들을 것이다'라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또 어질고 능력 있는 사람이 국정을 잡아야 한다는 '선현여능'(選賢與能·20.6%),과 훌륭한 지도자가 있으면 정치가 잘된다는 '인존정거' 등도 거론됐었다.
이처럼 우리 국민들은 위정자들에게 바라는 바가 크다. 2012년 흑룡 해에는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파사현정이 실현되기를 흑룡의 기상으로 기원해 본다.
필자 역시, 파사현정과 선현여능. 인존정거를 마음속에 새기면서 흑룡의 비상을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임진년 새해 첫날이었다. 최근 ‘낙타가 사막을 지날 때’라는 시집을 발표하면서 서정시를 일깨우게 한 송준용 시인과 함께 거금도인 금산을 다녀왔다. 새로 건설된 소록대교와 거금대교는 물론 김일 체육관은 사람물결로 출렁였다. 섬과 섬을 잇는 연육교의 본질을 떠나서 관광지로 등장한 두 대교의 위상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무엇보다도 김일 체육관에서 보았던 풍광들은 송시인과 필자의 머리를 뒤흔들다가 마침내 눈물샘을 자극했다. 일본 놈들에게 속박 당했던 그 설움을 박치기로서 해소해야만 했던 김일 선수의 회고사진을 바라볼 때 눈물방울은 소리 없이 두 뺨을 흘러내렸다. 박치기 왕 김일! 그 전성기 때 사진과 그가 국위선양 했던 기록들이 하나 둘 선명하게 그려졌다.
또 김일 선수가 세웠다는 진돗개의 동상과 그 비 밑에 아로 새겨진 내용은 더욱 더 구슬펐다. 어느 날 일본 놈들은 공출이라는 명목으로 김일 선수가 키웠던 진돗개를 끌고 가버렸다. 일본 놈들은 그 진돗개를 다리에다 목줄을 매 죽이려고 했으나 온갖 몸부림 끝에 줄을 끊고 구사일생으로 탈출해 다시 김일 선수를 찾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다시 찾아온 일본 놈들에게 또 다시 진돗개를 넘겨줘야 했다. 그 진돗개 동상에는 당시의 김일 선수의 슬프고도 애틋한 사연이 담겨져 있을 뿐 아니라 일본에게 속박 당했던 민족의 뼈져린 아픔도 충견에 대한 그리움도 새겨져 있었다.
아무튼 올해는 흑룡의 기상으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비상해야 한다. 특히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는 사자성어인 파사현정이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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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2 08:4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