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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양심 시인
김정일 북한국방위원장이며, 김정은 북노동당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이 13일 오전, 말레이시아의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산자의 특권에 의해 독살되었다.
김정남은 북한의 정통백두혈통으로 아버지로부터 황태자 교육을 받고 후계자로 지목되었다. 하지만 김정남은 일본 밀입국 사건과 이모 성혜랑의 국외 망명이 겹쳐 권력에서 밀려났다. 그 후 해외를 떠돌며 사치생활과 방랑 생활을 해왔던 김정남은, 김정은과 북한체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었다. 형제간의 갈등은 심화되었고, 김정은이 북한 독재정치로 끝내 눈에 가시 같은 김정남을 제거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독재정치는 북한만 해당된 것이 아니었다. 70-80년대 우리정권은 군사독재 정치를 시행했다. 반공을 국시로, 대공 분실에서는 간첩 잡는 형사가 있었다. 그 손에 한번 잡히면 산목숨이 아니었다.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아침에 간첩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히는가 하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일이 비일비재했다. 4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자식의 생사를 알지 못해서 애간장을 태우는 부모가 있는가하면, 죽음의 진실을 밝히려 애끓게 노력하는 유족들도 있다.
그때 박종철(1965년 4월 1일~1987년 1월 14일, 부산 출생)은 서울대학교 언어학과 학생회장이었다. 공안당국에 붙잡혀 간 며칠 만에 죽고 말았다. 경찰은 사건을 은혜하기 위해 단순 쇼크사로 발표하였으나, 만여 명의 재야단체들과 학생들의 대대적인 규탄대회는 농성에 들어갔고, 검찰의 부검결과 물고문과 전기고문으로 죽임을 당했다는 것이 언론에 공개되었다. 제5공화국 말기에 들어선 전두환 대통령은 끝내 민주주의 밑거름이 된 6, 29를 선언했다.
1998년 2월의 일이다. 25세 육군중위 김훈은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벙커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되었다. 조사단은 사건 발생 직후 김 중위의 사인을 자살로 상부에 보고했고, 한미 군 당국과 육군 검찰부도 권총자살로 결론을 내렸다. 김 중위의 아버지 김척(64세·예비역 중장)의 요청으로 진상규명회가 구성되고, 특별합동조사단의 재조사까지 시끌벅적하게 이루어졌지만, 검찰은 우울증 증세가 있는 김 중위가 목숨을 끊었다고 군부대 의문사로 결론을 내렸다.
육군중위 김훈이/ 죽어서 말하더라/ 피 묻은 이름표 가슴에 달고/ 땅속에서 혹한을 견디고 있다고// 자신은 자살하지 않았다고/ 누군가 머리에 총구를 겨누었다고/ 진실이 밝혀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25년 짧은 생을 울면서 말하더라// 신문에서든 방송에서든/ 대문짝만하게 이름이 오르내려도/ 타살 흔적이 없다는 이유로/결론을 내리더라고// 이 시(詩)는 ‘김중위는 살아서 말한다’는 김명걸이 쓴 논설(한겨레, 1998, 12,15)을 필자가 시로 쓴 ‘산자의 특권’이다.
산자의 특권이 남용되면 국가는 어떤 혼란에 빠지게 될까? 남북한을 막론하고 자살인지 타살인지 의문사의 의혹을 빚고 이때, 북한 김정남 테러사건은 국내에 입국한 고위 탈북민들의 신변안전을 우려하게 한다. 더 우려되는 일은 국제사회로부터 고립당하고 있는 김정은 정권이 언제까지 안전할 것인지, 우리 모두는 산자들의 특권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남북한의 한 핏줄이여! 우리는 가족을 죽이고 형제를 죽이는 일에 목매달지 말자, 6, 25때 전쟁의 참상과 이산의 아픔만 생각하자. 그래서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인 한반도를 통일하고, 세계를 통일하기 위해 오직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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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9 21:16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