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최대규모를 자랑한 전통재래시장인 순천 아랫 시장의 진입로교통체증이 심각하다. 풍덕동 교차로에서 순천만정원으로 이어지는 4차 선 대로변은 노점상들의 상품진열로 겨우 한 차선만이 차량통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차량을 이용한 노점상이나, 많은 상품을 진열한 노점상들이 군데군데 끼다보면 한 차선마저도 통행할 수 없는 형편이다.  

그렇다고 2일과 7일자로 이어지는 5일장의 특성을 무시하고 강제성을 띠면서까지 노점상을 철수시키는 행정 편의적 수단을 동원해서도 안 될 일이다. 그래서 일까? 순천시청 관계자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노점상을 정비하고 단속하는 임시웅변 식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냐하면 수십 년간 노점상으로 생활고를 해결해 왔던 노점상들에게는 밥숟가락을 빼앗는 격이며 생명선을 끊는 행위나 다름없는 혹독한 처벌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노점상들은 주암면이나 쌍암면 해룡면 별량면 서면등지에서 온 시골 할머니와 아주머니, 아저씨 등으로 재래시장을 줄기차게 지켜온 산 증인들로 재래시장활성화에 일익을 해온 당사자들이다.

순천 아랫 시장이 오늘에 이르기까지는 수많은 변화와 역사가 수록돼 있을 줄로 안다. 지금의 버스터미널이 들어서면서 현 위치로 옮겨왔던 아랫 시장은 줄곧 서민들의 삶의 터전이었다. 모든 생활필수품을 구할 수 있고 남녀노소가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유일한 서민마당이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과 산업사회의 변화에 따라 전통시장이 기울기 시작했다.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부터 농어민을 제외한 대다수의 도시민들은 대형마트를 이용하는 추세로 돌변했다. 그도 그럴 것이 비와 눈, 그리고 바람이 불어도 실내에서 쇼핑하고 마음에 든 상품을 마음대로 구입할 수 있는 편리함이 제공되기 때문이다.

대형마트에 밀려난 전통시장을 살리려는 노력은 기존의 상인들 뿐 아니라 지역의 서민들도 마찬가지였다. 한 때 대형마트에 상권을 빼앗겨버린 전통시장의 상인들은 서민들의 애환이 서린 전통시장 살리기에 앞장섰으며 노점상들도 한 몫을 했다. 
 
하지만 아랫 시장 진입로가 막히고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차원에서 순천시는 노점상정비와 단속에 갖은 애를 쓰고 있다.

실제로 5일장이 돌아오면 순천시 도로과 직원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새벽 2시부터 노점상이 상품을 진열할 장소에 미리 나가서 그들의 상품진열을 막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설득을 해보고 으름장을 놓아보고 별의별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점상들은 자신들의 영업에 큰 차질을 빚는다며 관계직원들의 정비와 단속에 막무가내로 항변한다.

더욱이 공직자의 신분에서 노점상을 상대로 단속업무를 펼친다는 것은 화약을 지고 불로 뛰든 격이다. 자칫 잘못하면 욕설과 함께 무력다짐은 물론 자신들의 가족과 생활고를 책임지라는 항변에 부딪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순천만정원과 풍덕동교차로 사이 도로변과 중앙분리대에 가로수를 심어 기존 도로 폭이 좁아진 연유에서 비롯된 이들의 항변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 이유는 기존도로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교통난이 가로수를 식재한 후부터 노점상들로 인해 교통체증이 발생하고 통행에 지장을 준다는 관 행정에 반기를 든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곳상인들은 “차라리 2일 7일 장날에는 아랫 시장 진입로를 차단하고 풍덕교 옆 도로(구 보건소 샛길)와 버스터미널에서 순천만정원으로 이어지는 간선도로를 이용하는 방법을 강구하면 어떻겠냐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그렇다. 순천시 아랫 시장 진입로 교통난 문제로 공직자들의 고달픔도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다. 반면 전통시장 활성화와 5일 시장을 지켜왔던 노점상들의 생활고를 해결하는 차원에서 시민들의 여론형성에 따르는 것이 현명한 처사가 아닐까 싶다.

살기 좋은 도시, 힐링의 도시, 교통의 도시, 순천시는 아랫 시장 진입로 교통문제 근본적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한편 순천시 아랫시장 현황을 살펴보면 순천시 장평로 60번지에 자리했으며 대지면적 29,621m² 건물면적 11,414m² 매장면적 8,9092m² 점포수 206개로  1977년 8월 23일 개설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