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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적 호남학을 정립해야 한다 / 김용수
2014-10-30 오후 9:35:39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인문학풍이 불고 있다. 새로운 학문이 아닌데도 각계각층에서 인문학을 들먹이고 그 중요성을 피력한다. 특히 인문학 속에 흐르는 역사적 배경과 학문성에 관해서는 심도 있게 파헤쳐 그 의미를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인문학은 사람과 사람관계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성을 가꾸는데 값진 보물이다.


    그래서 일까?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라고 흔히들 말하고 있다. 영어로 휴머니티(humanity)라고 하는 것도 인간성, 인간적인 것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즉, 인간이 무엇이며 인간다운 삶이 어떤 것인가를 모색하는 규범적, 윤리적인 성격을 지닐 수밖에 없는 학문인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송수권 시인은 인문학적 호남학을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일이었다. 송시인은‘전남화순문학제, 초청인사로 참석해 원효문풍과 적벽풍류에 대한 특별강의를 했다. 그 내용에는 호남학의 정립을 통해 역사적 배경과 그 시대에 인물들의 활동 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전라도 판소리가락으로 우리나라 서정시에 한 획을 긋고 있는 시인으로 한이 서려 있는 호남인들의 발자취에 관해 심도 있는 학문연구를 하고 있다. 게다가 호남학에 대한 관심도가 남다르다.


    그는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호남학을 정립하는데 있어서 원효문학과 적벽풍류를 빼 놓을 수 없다고 말이다.

    그에 특강을 요약해 본다. 16세기를 전후하여 남도에는 많은 누각들이 창건되었는데 그 가운데 무등산을 동서로 양분하여 원효계곡과 적벽강을 중심으로 한 정자들이 많다.


    흔히 남도풍류와 가단(歌壇)을 말할 때 이 땅의 문풍(文風)을 계산풍류(溪山風流)라고 지칭하고 계산풍류를 말할 때 면앙정과 성상가단을 말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다시 뒤집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참으로 동서분쟁이 걸쳐있어 조심스럽게 제기해야 할 문제이지만 그렇다고 덮어놓고 이 땅의 문풍(文風)을 계산풍류로 한정할 때 원효문풍만이 전부인 것처럼 규정할 때는 큰 오류에 빠질 수 있는 점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석천이 쓴 식영정기(息影亭記)다. 즉, 고등학교 교과서의 <성산별곡>의 참고자료로 밝혀져 있는 식영정이 원래 송강의 정자로 된 것은 오기(誤記)다. 아울러 시가의 산실로 알려진 원효문풍과 적벽풍류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정신적인 고향이기도 하다.


    따라서 필자의 소견으로는 넓게 보아 계산풍류를 원효문풍으로 한정하는 지금까지의 국문학사관은 수정되어야 하며 적벽풍류까지를 이에 새롭게 포괄해야 한다는 점을 제기하는 바이다.


    그렇다. 송시인의 특강처럼 인문학적인 호남학을 정리해야 한다. 역사성을 바탕으로 한 시대의 인물들의 활동상이 여과 없이 전해져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 16세기는 동인과 서인들의 당파싸움으로 빚어진 오류가 심하다. 정계는 물론 문학을 비롯한 각계각층에서 발생한 역사오류는 심각할 정도다.   


    하지만 그 오류를 바로잡기에는 매우 어려운 현실인가 보다. 근대 산업사회 이후, 과학의 발달은 기계문명과 물질문명의 시대라 일컬어질 만큼 고도로 성장했다. 인문학은 차츰 독보적 지위를 상실한 채,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과 경합하기도 하고 보완하기도 하면서 다양한 흐름으로 분화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역사성은 고증을 필요하므로 바로잡기가 쉽지 않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튼 송 시인이 역설한 특별강의를 되새기면서 오늘의 인문학적 호남학을 정립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10-30 21:35 송고
    인문학적 호남학을 정립해야 한다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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