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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 편집국장
“순천은 생태수도다. 순천은 치유도시다. 순천은 힐링도시다. 순천은 쉼의 도시다.” 등 순천을 상징하는 말들이 회자되고 있다. 아마도 대자연의 품속에서 생활하고 있는 순천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대변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인간은 자연을 떠나서 살아 갈 수는 없다. 물과 물고기의 함수처럼 인간과 자연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조선의 철학자이자 사상가였던 이황 선생은 산수 시를 지었었다. 그 산수시는 자연의 산과 물, 나무와 풀, 짐승 등을 소재로 그 아름다움을 묘사한 시다. 더욱이 산수 시 속에는 여유의 시간이 있고 쉼의 공간이 있다. 인간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피로가 쌓였을 때, 건강을 찾는 비결은 자연치유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는 자연이 인간에게 혹사당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주 옛날에 인간은 자연의 지배에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자연은 인간에게 풍요로운 어머니가 아니라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무서운 존재였다. 그런 인식 속에서 자연은 인간의 삶을 결정짓는 신과 같은 존재였다.따라서 원시적인 자연종교의 탄생은 이러한 자연관에서 비롯됐었다. 동물, 식물, 산과 강, 하늘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그것들이 모두 인간처럼 영혼과 심성을 갖추고 있는 존재라 여기며, 그것들을 섬겼다. 무속신앙이나 전설 따위에서 볼 수 있는 토템 사상, 애니미즘, 샤머니즘 등은 원시적인 자연관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연은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신적인 존재였고, 무엇보다 인간은 자연을 무서워했다. 수렵으로 생활하던 구석기 원시인들은 자연이 제공하는 것들과 삶에 필요한 것들을 동굴벽에 그렸었다. 라스코(Lascaux)와 알타미라(Altamira) 동굴벽화, 우리나라에서도 발견되는 암각화 등은 오랜 옛날부터 자연이 인간의 생활공간이자 삶의 원천이었음을 알려 주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산업사회에는 자연파괴와 함께 기후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폭우, 폭설를 비롯해 각종 자연재해는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한 산업사회의 잔재가 아닐까 싶다.
이런 맥락에서 순천의 대자연은 아름다우면서도 힐링을 함께하는 도시다. 한마디로 순천은 힐링을 선사하는 특별한 여행지다. 예를 들자면 순천만의 겨울은 흑두루미와 함께 하는 자연 속, 힐링 여행지다. 게다가 조계산의 품에서 야생차와 함께하는 시간은 치유의 쉼이며, 남파랑 길에서 찾는 쉼은 순천이 선사하는 치유의 여정이다.
청룡의 해를 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푸른 뱀의 해를 맞이했다. 을사년의 여행일지를 그려볼까 싶다. 흔히 사람들은 미지의 세계를 그려본다. 그 미지의 세계는 곧 여행으로 연결된다. 그러나 진정한 여행목적은 무엇일까? 답은 단연 ‘힐링’일 것이다. 생명력이 가득한 자연 속에서의 휴식만큼 진정한 치유는 없기 때문이다.
순천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연결되는 특별한 도시다. 자연과 교감하며 마음의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여행지다.
순천만 습지는 세계 유일의 연안습지다. 또 국내 최대 갈대군락지로 유명하다. 게다가 순천만은 흑두루미를 비롯한 겨울 철새들의 월동지다. 그동안 시는 생태 보전을 위해 순천만의 자연성을 회복해 왔다. 그 결과 흑두루미의 월동 개체 수는 2009년 400여 마리에서 2024년 현재 7,600여 마리로 증가했다.
시는 고품격 ‘흑두루미 탐조여행’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탐조 해설사와 함께 겨울 철새를 관찰하며 자연과 교감하는 이 특별한 경험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4 대한민국 로컬체험 로그인」 30선에 뽑혔다. 프로그램은 오는 3월까지 진행되며, 네이버 예약 또는 공식 누리집을 통해 참여 가능하다.
전남 도립공원인 조계산 자락에는 송광사와 선암사가 자리하고 있다. 자연 속에서 쉼을 찾는 이들에게 최적의 장소다. 일상에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다. 시는 이곳에서 다양한 힐링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대표 프로그램으로는 야생차를 주제로 한 ‘티마카세(Tea+오마카세)’가 있다. 티마스터의 설명과 함께 야생차를 음미하며 자연과 교감하는 이 체험은 참여자들에게 특별한 여유를 선사한다. 이외에도 자연의 소리를 느낄 수 있는 ASMR 산사길 투어나, 책과 차를 함께 즐길 수 있는 ‘다독다독(茶讀多讀)’ 이벤트 등 독창적인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다.
순천의 남파랑길은 코리아 둘레길 중 남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구간이다. 갈대밭과 갯벌, 바다와 산 등 다양한 자연경관을 감상할 수 있는 도보 여행의 명소다. 걸으면서 자연을 바라보는 감성적인 여행은 참으로 알찬 여행이 아닐 수 없다. 뻘배를 타고 조개를 캐러 가는 사람들과 하늘을 가득 메우며 군무를 펼치는 가창오리 떼의 모습은 장관이다. 또 사계절마다 다른 빛깔로 변하는 갈대밭과 칠면초는 이색적이다, 게다가 남파랑길은 석양의 풍경을 그리면서 황혼의 감성을 자극한다.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 인생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는 길로써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아무튼 순천은 대자연과 함께하는 도시다.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며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치유와 평안을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장소가 많다. 언제나 변함없는 순천! 그 순천이 선사하는 위로와 에너지를 마음껏 느껴보길 바라는 마음이다. 어쩌면 순천심(順天心)은 대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에서 싹트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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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0 08:52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