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편집국장
가을빛이 일렁이고 있다. 황금물결 출렁이는 순천의 가을빛은 곱다. 순천만을 깃 점으로 한 가을빛은 낙안평야를 거쳐 조계산 장군봉까지 밀어붙일 기세다. 은빛갈대의 속삭임과 조계산 단풍잎의 환호까지 변화무쌍한 울림을 가져오고 있다.
가을의 정서를 읽고 있는 사람들의 발길이 순천으로 이어지고 있다. 풍광의 아름다움을 극찬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은 그저 감탄사를 연발할 것이다. 빼어난 산수지리의 감탄사는 물론 순천의 맛과 멋의 감탄사를 연발하리라 믿는다.
생태수도로써 일류순천! 맛으로써 일류순천! 멋으로써 일류순천! 또 다른 모습의 순천이 탄생되고 있다. 그것은 바로 경제성장의 일류순천이다. 올 가을부터 추진되는 경제성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첨단기업에 이어 미래농업기업에 이르기까지 대기업투자유치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어쩌면 순천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호평을 받으면서 순차적으로 자리매김할 지도 모를 일이다.
시는 올 상반기에 대기업인 한화와 포스코 유치에 이어 하반기 신(新)일류 경제지도의 영역 확장에 본격적인 활동을 펼쳤다. 아마도 정부의 화답으로 경제성장 동력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는 성 싶다.
지난 25일이었다. 노관규 시장은 미래 농업의 대표 기업인 (주)디와이에코사이언스(대표이사 조영국)와 투자액 142억 원, 고용인원 80명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순천시의 끊임없는 유치활동과 순천의 역량 등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주)디와이에코사이언스는 2023년에 설립된 농업용 완효성 비료제조기업으로, 100억 원 이상 규모의 해외 수출 실적을 달성하는 등 신기술 특허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제조역량을 갖춘 기업이다.
특히, 대표 제품 완효성 비료는 농업 및 원예에 사용되는 미래 지향적인 친환경 비료로 수질 및 대기오염 경감에 큰 효과를 보이는 농업용 비료로, 대한민국 생태수도의 랜드마크 순천시의 탄소 중립 등 생태경제 확산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와이에코사이언스 관계자는 “현재 인도네시아 등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있어,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사업확장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히며, “지역과 함께 상생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보여, 향후 친환경 원예농업 분야에 미치는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노 시장은 “하반기에는 5대 캠퍼스를 중심으로 고차원의 산업 지도의 영역을 확장해 차세대 신산업을 선도하는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겠다.”며, “어려운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순천으로 투자유치를 결심한 기업이 안정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순천은 가을이 구르는 소리를 듣고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다. 구월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노랫소리는 멀리멀리 퍼져나가고 경제성장의 물결은 가을빛으로 젖어들고 있다. 오곡백과의 황금빛마냥 순천의 경제도 황금빛이다. 그 중에서도 붉게 익어가는 석류열매의 빛깔처럼 경제성장은 붉게 익어가고 있는 것이다.
유난히도 폭우폭염에 시달렸던 올 여름에도 석류꽃은 피었고 석류열매는 익어가고 있다. 가을을 상징하는 석류열매와 저녁노을은 그 빛깔도 황홀하다. 그리움을 낳게 하고 풍요로움을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다.
필자의 지인 중에서 날품팔이생활을 영위하는 선배가 있었다. 그는 학벌도 기술도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빈자였었다. 그는 가난 속에서도 두 남매를 훌륭하게 가르쳐서 꽃을 피웠었다. 큰딸은 의사로, 작은 아들은 법관으로 현사회의 일꾼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사회의 허탈감에 빠지곤 한다. 그건 바로 빈익빈부익부의 사회성이다. 강남아이들과 시골아이들의 교육과정에서 비롯된 모순성이다. 지금은 개천에서 용 나는 시대가 아니라 왕대밭에 왕대 나는 시대라는 것이다.
이런 사회성의 굴레에서 경제성장의 원동력을 갖추게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경제가 뒷받침되지 않는 현실에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순천의 경제가 석류 빛으로 물들고 있다. 아니다. 가을빛으로 물들고 있는 것이다.
미련을 버리지 못한 무더위가
여름의 끝자락을 움켜잡고서
날품팔이 삶을 지켜보고 있다
빼빼마른 엄마의 젖꼭지를
힘껏 빨아대다 보채다가
끝내는 울어버린 딸아이
어이 할거나 어이할거나
축 쳐진 아빠의 어깻죽지를
주물어대다가 매달리다가
숨죽여 울어버린 사내아이
어찌할거나 어찌 할거나
땡볕도 억누르고
얼음도 깨부시는
날품팔이 꽃은 피었다
날품팔이 씨는 익었다
하얀 의사가운을 입은 딸아이
검은 법복가운을 입은 사내아이
젖무덤의 힘으로
어깻죽지 힘으로
날품팔이 엄마 꽃으로 피었다
날품팔이 아빠 열매로 익었다
어느 날 딸아이기가 물어 온다
개천에서 용 나는 전설이 있는지
왕대밭에 왕대 나는 속설이 있는지
지금은 전설 아닌 속설이 맞는지를
(필자의 “날품팔이 꽃”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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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8 11:59 송고
2023-08-28 11:59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