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秋史體 공부하는“순천범묵회원”/ 김용수
2020-11-09 오전 7:54:1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추사! 김정희 선생의 예술성은 세계최고수준이다. 그의 예술성과 인간성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민족성까지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특히 추사체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순천사람들은 그의 철학과 사상을 매우 중요시하며, 인간애까지 존중하고 있다.

    예부터 詩, 書, 畵의 삼절은 3가지 재주를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동진의 고개지는 재절, 화절, 치절의 삼절이었으며, 당나라의 송령문은 서, 화, 용력의 삼절을 지녔었다. 또 정건은 시, 화, 헌(獻)의 삼절로 통했다. 그러나 대개 삼절 하면 문인화가로서 시, 서, 화 3가지를 겸비한 경우를 말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신잠(申潛)·김제(金-)·이정(李霆)·이인상(李麟祥)·강세황(姜世晃)·신위(申緯)·김정희(金正喜) 등과 같은 선비화가들이 시, 서, 화 삼절로 일컬어졌다. 때로는 여기에 사물이 포함되기도 하는데 송도의 명기 황진이, 학자 서경덕, 명승 박연폭포(朴淵瀑布)를 가리키는 송도삼절이 있고, 조선 중기의 선비화가인 어몽룡(魚夢龍)의 묵매, 이정의 묵죽, 황집중(黃執中)의 묵포도를 삼절이라 부르기도 한다.

    “순천범묵회”박금우 선생은 말한다. “추사체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아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그는“추사체를 공부하면 할수록 추사선생의 깊이와 그 끝을 알 수 없다.”며“김정희 선생의 철학과 민족성을 더욱 연구하고 공부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조성호 범묵회장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한국의 얼과 혼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추사체는 인간애와 민족성을 지니고 있다.”며“인성과 감성을 잃어가고 있는 현시대에서 추사체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것은 민족애를 비롯한 情을 추구하는 일이다.”고 했다.

    추사체를 소개한 한국사교과서 비상교육을 인용해 본다. 추사체는 중국의 서법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우리의 정서를 담은 독자적인 기풍을 담고 있다. 많은 서체를 연구하며 굳센 기운과 다양한 조형감을 가진 추사체를 만들었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옛 비문을 두루 살핀 후, 개성 있고 독특한 글씨체를 완성했다. 박규수는 이를 보고 “여러 대가의 장점을 모아 스스로 일가를 이루게 되니 神이 오듯 氣가 오듯 하며, 바다의 조수가 밀려오는 듯하다.”고 평가했다.

    게다가 지학사에서는 우리의 금석문과 중국의 다양한 필체를 종합적으로 연구해 추사체라는 독특한 필법을 창안했다. 전남 해남에 있는 대흥사 대웅전은 원교 이광사가 쓴‘대웅보전’이 있고, 백설당에는 추사 김정희가 쓴‘무량수전’현판이 걸려 있다. 우리고유의 감정을 나타내는 동국진체와 독특한 세련미를 갖춘 추사체의 특징을 비교해볼 수 있다고 했다.

    사실,‘순천범묵회원’들의 현주소는 추사체를 배우면서 자신들의 내면세계를 가꾸어 보겠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주로 교직에 근무했었던 회원들로 구성됐으며, 아날로그 세대들이다. 어쩌면 범묵회원들은 사라져가는 옛 풍습과 풍물을 중시하는 기성세대로써 인성과 감성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른다. 감정이 메말라가는 디지털세대에 살면서도 풍부한 감정론을 내세우는 아날로그세대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즉, 가을을 타고 있는 조성호 회장의 일갈처럼“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바라만 봐도 사색이 많아지는 계절, 다가오는 것보다 떠나는 게 많아서일까? 저문다는 것에 대한 얘잔함 때문일까? 간직할 수 없는 아름다운 오늘과 다시는 오지 않을 소중한 지금의 아쉬움일까?”   

    잠시, 필자가 알고 있는 추사체 김정희 선생의 삶과 예술, 그리고 학문과 철학을 피력해볼까 한다. 먼저, 추사체의 특성인‘괴(怪)’와 ‘졸(拙)’의 개념으로 접근하면서 철학적 인간학의 관점에서 종합해 보아야 한다. 오늘날 인간에 대한 이해는 과학기술의 발달로 그 지평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학문의 분과로 인해 오히려 본질적인 이해가 더 어려워졌을 뿐만 아니라 자본주의 문명에서 획일화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현대사회는 철학적 인간학의 관점에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관통하는 본질적 인간이해가 절실하다. 추사는 성리학적 이념의 변화기인 조선후기에 실학은 물론 불교와 도가 등 다양한 사상을 수용했고 고증학과 금석학에 일가를 이루었었다. 독서를 좋아한 유학자요. 원당사찰을 둔 불자이자 추사체를 정립한 예술가이기도 하다. 인생 역시 매우 역동적이었기 때문에 다각적인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그의 삶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추사체의 특성 가운데 괴(怪)가 추사의 개성이라면, 졸(拙)은 꾸밈없고 순수한 경지로서, 두 개념은 그의 삶의 여정과 맞닿아 있다. 괴(怪)의 특성은 왕족 가문의 부유함과 천재적 재능에서 드러나는 개성과 자신감의 표현으로 여러 일화에 보인다. 그러나 그의 괴(怪)는 제주 9년 유배생활 속에서 역(易)의 철학과 불교사상에 힘입어 졸(拙)로 승화되었고, 마침내 불이(不二)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추사의 철학적 인간학’은 고난과 역경을 노력과 성실로 극복한 삶, 뜨거운 인간애와 배려심, 불이적(不二的) 졸(拙)의 자세 등으로 정리할 수 있으며, 그 도덕교육적 의미를 여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아무튼 추사체의 본질을 배우고 익히는 작업이야말로 인간애와 예술성, 그리고 민족성을 일깨우는 참모습일 것이다. 우리민족의 얼과 정기를 심는 추사체에 더욱더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 디지털세대를 살아가면서도 아날로그세대의 감정을 간직한‘순천범묵회원’들의 건승을 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0-11-09 07:54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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