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러는
옥토(沃土)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아종 지닌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김현승(金顯承, 1913.4.4 ~ 1975.4.11)은 평안남도 평양출생이다. <쓸쓸한 겨울 저녁이 올때 당신들은>이라는 시가 양주동이 인정을 받아 1934년 동아일보에 발표되어 시단에 데뷔했다. 대표시는 <아침> <황혼> > <새벽교실> <눈물> 등이다.
<눈물>은 1957년에 간행된 김현승의 첫시집 《김현승시초》에 실린 시이다. 시인 김현승이 사랑하는 어린 아들을 잃고 그 슬픔을 신에 의지해 잊으려고 쓴 작품으로, '고독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가진 시인답게 고백체로 씌어졌다.
<눈물>은 작품 전반에 성서적인 분위기가 짙게 깔려 있는 것처럼 김현승은 기독교주의적 시인으로 알려져 있다. 1연의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의 주체는 눈물이다. 이것은 <마태복음>13:23에서 '좋은 땅에 뿌렸다는 것은~혹 백 배, 혹 육십 배, 혹 삼십 배가 되느니라'라고 했듯이 시인의 눈물은 열매를 맺기 위한 절대가치이다.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려 해도 '흠도 티도/금가지 않은/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이어서 <눈물>은 김현승 시인에게 완벽한 가치를 지닌 것이다.
'마지막 연의 '나의 웃음을 만들어 주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주시다/ 는 시드는 꽃보다는 열매가 절대적이듯이, 웃음보다는 눈물이 더 절대적이라는 의미와 대응한다. 김현승시인에게 <눈물>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신의 뜻이므로 신께서 열매를 맺어 주시리라는 믿음이 깊게 깔려 있다.(詩人, 오양심)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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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7-09 08:4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