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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주 한잔 하게나 / 정홍순

2014-08-06 오전 8:10:45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Lighthouse

     

     

     

    막사발에 입술 갔다대다 슬며시 떼더니

     

    다시 입술 대기 전 혀끝으로 침을 바른다

     

     

    침 바른 입술 대다말고 ‘훅’하고 부는데

     

     

    불어내고 마실 먼지나 탑세기가 들어간 것도 아니면서

     

    금세 비울 것이면서 많이도 벼르다 붓는다

     

     

    탁주에도 숨결 담아서 마시는 영감

     

    숨 고르고 입술과 마음이 닿아야 마시는

     

    영감의 술은 아편에도 끄떡없다

     

     

    한 사발 모시는데 고작 묵은지 쪼가리와

     

    고추장에 머리박아 떼는 멸치뿐이지만

     

    가난한 술잔이라도 어찌 예법 없다할 것이냐

     

     

    아랫목 술독 두고 영감은 물러 누었다

     

    동짓달 술 타는 밤

     

    드렁드렁 푸지게 익고 있는 밤

     

     

    오! 따뜻한 숨결

     

     

    격 없이 한잔 축이고 가라 붙잡던 영감

     

    단내 나는 인생의 물음표에 반주 얹어

     

    영감께 배알하고 물러나오다 만났다

     

     

    튼튼히 박아둔 못자국난 하늘의 별을 만났다

     

     

    술파리가 둥그러지게 머릿속에 춤을 추었다

     

    하늘의 권주, 권주

     

    가득 슬은 별이 깨기까지 영감은 정정하소서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8-06 08:10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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