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둥 뾰둥 병아리 부리마냥
샛노란 꽃잎 물은 봄바람이
잃어버린 동심 흔들고 있다

가느다랗게 뻗어 내린 줄기마다
황금빛종지기 졸랑졸랑 매달고
뼝뼝뼝 뿅뿅뿅 놀이소리에 맞춰
귀염둥이 개나리 춤을 추고 있다

푸른 등줄기 내밀고 살랑살랑
이리저리 굽어 눕는 그 모습이
돌아보는 옛 풍물처럼 유연하다

꽃 지고
잎 지고
하얀 둥치로 추는 춤사위 뒤로
칼바람 휘모는 동장군 기침소리
아득히 아득하게 멀어지고 있다

황금빛종지기 매달고
빗소리 바람소리 개울물소리
새소리에 장단 맞추는 개나리 춤이
그 옛날 나팔바지 일자바지 입고서
개다리로 흔들어대던 소울, 고고 춤   
담장너머 하늘가로 하늘하늘 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