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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는 잉크방울 / 김용수 시인
2016-06-21 오전 9:52:39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여름이 푸르고 푸르게
    익어 가고 있는 오월
     
    하얀 교복상의로 튕겨버린
    파란잉크방울이 번지고 있다
     
    안티로 지켜보는 눈빛이 싸늘하고
    먹튀로 배어드는 맘색이 저려온다
     
    하수구에 빠져 허우적대는 언어처럼
    안티의 합창, 시궁창 냄새로 지독하고
    19살 노동자의 가방 속 라면봉지처럼
    숨죽인 침묵, 힘없는 죽음을 부른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
    만학 꽃 피우는 캠퍼스 시간
    책상머리 맞대고 정담 나누던 시간들이
    흐른 시간 뒤에서야
    옛 시간이 그리운지라
    낙엽 구르고 밟는 소리를 들을 것인가
    바람소리만 붙잡는 나목을 지켜 볼 것인가
     
    검푸르른 여름에는 모르겠지
    낙엽지는 가을오면 눈치챌까
    바람부는 겨울가면 알까몰라
     
    하얀 교복상의로 튕겨버린
    파랗고 파란 잉크방울의 번짐을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6-06-18 09:16 송고 2016-06-21 09:52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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