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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 정홍순

2013-07-09 오후 12:21:05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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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람없는 바람이

    문짝을 두들겨 팬다

    바람에 작살나는 소리

    문짝소리가 달아나지도 못하고

    붙들려 졸경치는 몸부림이 어디 소리더냐

    작대기 받쳐 세우련다

    돌멩이 한 귀퉁이 괴련다

    안쓰러운 문 수짝과

    암짝 문설주에 맞춰 돌려주면

    바람소리가 쇳소리거나

    허청소리여도 베고 잘 수 있어

    고요한 것은 쓸쓸한 것이 아니다

    남의 몸뚱이 감고 사는 것이

    지 몸뚱인들 못 감더냐

    돌쩌귀 한 몸 꼬아 살아온 부부의 세월이

    더덕 밭에 길어나는

    바람의 행색만큼 푸르거나

    잦혀 눕히지 못한 세월이여도

    바람의 길목에 서서 아프면

    꼭 닫아 주는 것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07-09 12:21 송고
    네가 아프면 나도 아프다 /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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