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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정서체 / 정홍순  

2014-09-14 오전 8:49:43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초정은 아랫도리가 꿍얼꿍얼 할 때마다

    화선지 펼쳐놓고 창문을 연다

    창밖에 당도한 고향 진도

    팽목 어디쯤

    울돌목 펄럭이며 푸르게 찾아온

    얼굴빛을 애도하며 지긋이 그어낸다

    벼루가 출렁인다

    격정의 파도 숨이 깊다

    장남의 눈물 가난의 먹물이

    황필 끝으로 토혈하고 있다

    다시 쓰는 일은 있어도 지울 수는

    아내 몸으로 써낸 이남일녀

    특선 대표작이다

    다시 붓을 세운다

    연당에 갈매기가 난다

    대작의 날이다

    옹이진 고목의 옆구리 아버지 지게발이

    불쑥 살아나온다

    콩밭 푸르게 돌려세운 어머니 호미체가

    탁탁 영글어 터진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9-14 08:49 송고 2014-09-14 08:49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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