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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노숙인에게 / 송 준 용
2014-12-26 오전 9:01:0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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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워지는 날씨 접어둔 채

    철없는 노숙이 중무장을 하고 누워 있다

    무심한 세월이지만

    그에게 만은 무심하지 않았던지

    서리내린 금발이 이채롭다

    내일 모레가 성탄절인데

    술병처럼 쓰러져 있는

    그의 노숙은 일어설 줄을 모른다

    미동도 하지 않은 채 누웠다가 앉아

    한 잔 술 비우고 나서 냉소를 흘릴 뿐

    어제 같은 하루가 있을 뿐이다

    그러나 현실이 괴롭다고 생각지 마라

    괴로움을 견디다 가는 것이 인생이다

    예수님도 그럴 때가 있었다

    몸으로 와서 가슴으로 사는 동안

    넘어져 있는 자들을 수없이 세우고 나서야

    비로소 괴로움을 잊으셨다

    행여라도 세상이 좆 같다고 욕하지도 마라

    당신의 입만 더러워 진다

    춥고 배고픈 밤을 견디어 보지 않은 사람이

    어찌 인생을 알겠는가

    당신은 지금 새로 태어나기 위하여

    고뇌의 시간과 마주하고 있을 뿐이다

     

     

    시작노트: 어제 영등포에 갔다가 한 노숙인을 만났다.

                   그는 잦은 음주와 거친 삶으로 많이 망가져 있었다.

                   이름모를 그가 안쓰러웠다.

                   나는 그가 조속히 일어설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12-26 09:01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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