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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정원이 들려주는 오래된 나무 이야기
관광주간 정원 나들이, 스토리가 있으면 더 재미있다
2015-05-14 오전 9:20:1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올 해 들어 4개월이 채 되지 않아 100만 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순천만정원.

    순천만정원은 지난 어린이 날 당일에만 관람객 11만 명을 넘어서며 명실상부한 전국 최고의 힐링·쉼터로 각광받고 있다.

    이렇게 넘쳐나는 관람객의 물결과 북적이는 분위기 속에 형형색색의 꽃과 저마다 뽐내고 있는 정원의 유혹에 빠져 수 백년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를 간과하기 쉽다.

    지금 순천만정원에는 수백만 그루의 작은 나무와 1만 7천 그루 이상의 큰 나무가 조화롭게 심겨있다.
    그 중 600살 할아버지 팽나무, 할머니 살린 300살 모과나무, 고운 자태의 150살 철쭉, 근심 먹는 100살 은행나무, 순천만정원에서는 내가 고참 90살 소나무,
    우리는 동기 60살 S자 소나무와 위풍당당 팽나무 등 우리나라 조선시대 건국을 지켜보았을 고목부터 일제 강점기와 전쟁 등을 겪었을 할아버지 나무까지 그 나이만으로도 숙연한 마음이 들게 하는 나무들을 만날 수 있다.

    저마다의 역사와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순천만정원의 특별한 나무들을 소개한다.

    ▶ 600살 할아버지 팽나무
     순천만정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600살 할아버지      팽나무는 원래 제주도 암반 지역에 살던 고목이었      다가 경남 지역의 시민이 영호남의 화합과 성공적인    201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최를 기원하며 기증한 나무로, 바위 정원 중심에 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물 없는 암반 지역에서 살아남은 나무이기에 지난 5년 동안 두 번이나 뿌리 돌리기를 해주었다. 부족한 수분을 얻기 위해 스스로 나무 줄기에 일곱 개 구멍을 만들어 비가 오면 저장했다가 가뭄을 견뎌내는 강인한 나무로, 생명의 힘과 자연의 섭리를 일깨운다.

    ▶ 기막힌 모과나무
     순천시 별량면 대동마을 주민들은 300년 간 함께 산     모과나무를 쉽게 떠나보낼 수 없었다. 하지만, 정원박람회   관계자가 나무를 가지러 갔다가 나무 밑에 쓰러져     있던 한 할머니의 생명을 구하면서 주민들은 모과나무를   기쁜 마음으로 옮기도록 했다.
     예부터 모과나무를 두고 열매 모양과 향기, 맛에 세 번   놀란다는 말이 있다.
     수령이 300년이나 되는 이 모과나무는 할머니의 생명을   살린 이야기로 또 한 번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이 나무에는 ‘할머니 살린 나무, 생명의 은인 나무’라는 별칭이 있다.

    ▶ 고운 자태의 150살 철쭉
      순천만정원에는 100여 종의 희귀 철쭉이 있다.    그 중 가장 화려한 자태로 관람객을 맞이하는     150년 된 철쭉은 멀리서 보면 깃을 활짝 펼친    공작새의 모양이다.
       그 화려함에 지나가는 관람객마다 이리저리      매달리며 사진을 찍는 통에 요즘 너무 힘들어    한다. 이은상(1903~1982) 시인의 ‘나무의 마    음’의 ‘나무도 사람처럼 마음이 있소. 만지고 쓸어주면 춤을 추지만 때리고 꺾으면 눈물 흘리죠’라는 구절처럼 애써 꽃 피워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나무에 대한 관람객들의 성숙한 배려 또한 필요하다 하겠다.



    ▶ 근심 먹는 은행나무
      두 번이나 벼락을 맞고도 100년이 지나도록 한자리에서    뿌리 내리고 살던 은행나무 세 그루다. 얼핏 보기엔 세     방향으로 뻗은 한 그루 같지만, 암수가 다른 세 그루가 함께    자라는 것이다. 벼락 맞은 은행나무에 소원을 빌면 풍년이      들고 근심이 사라진다고 한다. 순천 향동에 사는 시민이    기증한 이 은행나무에 걱정거리를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    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 순천만정원 1번 나무
     순천만정원에 맨 처음으로 옮겨 심은 90년 된 소나무다.    거대한 크기 때문에 차량으로 옮길 수 없어서 산림청의    헬리콥터가 이사를 도왔는데, 꼼짝 않던 나무가 먹걸리    한 잔을 부어주자 자리를 털고 움직였다고 한다.
     마침 이사한 날 된서리가 내려 담당 공무원과 현장 관리    소장이 밤잠을 설쳤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순천만정원에 처음으로 옮겨 심은 이 소나무는 ‘순천만정원의    대장 나무’라 하겠다.

    ▶ 위풍당당 팽나무
      순천시 풍덕동 배수 펌프장 부근에서 자라다 버려질 위기에    처했다가 순천만정원에 옮겨 심어진 수령 60년 된 팽나무로    국내에 두 대 뿐인 굴삭기를 동원하고 경찰관까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한 끝에 무사히 서문 광장에 이식하는데 성공    했다.
      까다로운 이식 과정을 겪어서일까? 새로은 보금자리를 찾은    팽나무의 모습이 듬직하여 ‘위풍당당 팽나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 S자 소나무
     세계 정원 구역의 잔디마당에 S자로 휜 소나무로 상사호   주변 야산에서 자라던 수령 60년 된 소나무다.
     순천만의 아름다운 S자 물길을 닮은 형상이 예사롭지 않아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곧은 절개를 상징하는 소나무의 기운이 순천만정원에 퍼져    나가길 기원한다.

    ▶ 아낌없이 주는 나무, 포플러
     현재 순천만정원이 있는 자리는 오산 마을이 있던 곳이다.   그 마을에 수령 45년 된 포플러가 정원으로 옮겨지며     뿌리를 잘 내리고 새 가지가 돋아났다.
     그루터기를 중심으로 세 가지가 의자 모양으로 자란    것이다. 동화 <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그루터기만 남은   채로 사람들에게 휴식을 주는 것처럼 포플러도 순천만정원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다음번 순천만정원을 관람할 때는 고개를 들고 정원과 정원을 연결하며 산책로를 지키는 나무가 전하는 숨결을 느껴보길 바란다.

    “나무는 신성하다. 나무와 이야기하고 나무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아는 사람이다.”  - 헤르만 헤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5-05-14 09:20 송고
    순천만정원이 들려주는 오래된 나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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