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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월의 가을소리 김용수
2023-10-23 오전 7:57:49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완숙미 넘치는 저 몸매

    단풍잎 떨치는 저 손짓

    단풍 빛 흐르는 저 입술

    시월만이 담고 있는 가을소리일까

    갈잎 떨어지는 느티나무 길

    홀로 걷는 가을여인도

    홀로 걷는 가을남자도

    낙엽 밟는 소리 들을까

     

    아득한 이야기 속에서

    소스락 속닥닥

    조금씩 익어가는 가을소리는

    저무는 햇살 붙잡고 있다네

     

    깊은 산에서 불어오는

    골바람소리 스산하고

    주방에서 술을 빚는

    여인네 걸음소리 비틀거려도

    가을여인의 옷 벗는 소리에는

    다가가지 못 하네 그려

     

    가을이 오는 소리

    풍만한 여인의 옷 벗는 소리

    가을이 가는 소리

    마지막 여인의 옷 입는 소리

    (필자의가을소리전문)

     

    늦가을이다. 시월의 마지막 밤이 생각나고 지난 가을추억도 되살아나고 있다. 가을타는 사람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지금, 온 산천은 단풍 빛이다. 최북단에서부터 최남단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한반도는 오색단풍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어쩌면 단풍들고 낙엽 지는 가을소리를 듣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지난 주말이었다.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장은 인산인해였다. 주차장은 주차장대로 박람회장 곳곳은 사람 꽃과 차량 꽃으로 피어나고 있었다. 특히 순천만습지의 갈대밭을 비롯해 박람회장의 억만 송이 국화와 가을꽃을 감상하려는 여행객들이 깊어가는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파란하늘에 하얀 구름이 두둥실 떠다니는 가을하늘아래서 시인이 되고 화가가 된다는 것, 당연지사가 아닐까 싶다. 자신도 모르는 감탄사와 심상들이 떠오르고 그려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감탄사는 시가 되고 심상은 그림으로 표출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을분위기는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함이 따라 붙는다. 젊은이들에게는 무더기 꽃을 피우는 가을꽃과 오색으로 물드는 단풍잎들의 아름다움에 현혹되리라 믿는다. 하지만 익어가는 사람들에게는 그 반대의 감정이 솟구치면서 쓸쓸함을 느낀다는 것이다.

     

    지난 16일이었다. 필자는 학창시절의 친구들과 설악산여행을 떠났었다. 우림, 연소, 평사의 세부부가 함께한 일주일간의 가을여행은 참으로 좋았었다. 우정의 꽃이 활짝 피었었고, 익어감의 추억들이 쌓이고 쌓였었다. 내조를 아끼지 않는 안 사람들도 우정의 꽃을 피우는 외조로 흘렀었다. 부부간의 사랑 빛이 우정의 사랑 빛으로 변화되는 캠핑카 여행이었다. 이기심은 사라지고 오직 협동심으로 뭉쳤었다.

     

    여러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서 함께하는 시간은 매우 힘든 시간일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각자의 생각과 행동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면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갖는다면 그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즐거운 시간이 아닐까 싶다.

     

    설악산의 단풍보다도 순천만국가정원의 가을꽃보다도 아름다운사람들의 마음 꽃이 피고 있는 것이다. 익어가는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같이 정겹다. 인생여정에서 봄과 여름을 지나 가을에 이르는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황혼 꽃이 피고 있을 것이다. 힘겹게 지고 왔었던 짐을 부려놓음은 물론 사치스런 마음가짐도 버려야 할 시기다.

     

    가을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발길은 가벼워야 한다. 낙엽 떨어지는 소리, 낙엽 구르는 소리, 낙엽 밟는 소리 등 낙엽이 가는 소리를 듣노라면 그저 쓸쓸함이 번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가을여행은 익어가는 사람들에게 적잖은 가르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면서도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 꽃, 그 꽃을 피워야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러나 생각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 게 인생살이다. 그래도 그런 생각이 많으면 실천으로 옮겨지리라 믿는다.

     

    아마도 설악산을 비롯해 순천만 국가정원박람회장 그리고 전국 대처의 명승지까지 가을소리를 듣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에는 마음 꽃이 피어나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3-10-23 07:56 송고 2023-10-23 07:57 편집
    시월의 가을소리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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