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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되면 나도 언젠가 엄마처럼 집안일, 회사일을 열심히 하시는 천하무적 아줌마가 될 건데...하루쯤 ‘엄마가 되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가 항상 하시는 청소, 빨래, 밥 차리기 같은 여러 가지 집안일을 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었다. 엄마보다 내가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먼저 빨래를 하려고 세탁기 사용하는 법을 엄마께 여쭤보았다. 세제랑 옷을 넣고 버튼을 누르자 세탁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 / 설거지는 설거지를 할 그릇을 먼저 씽크대에 넣고 세제를 짜서 그릇에서 윤기가 나도록 닦았다. 닦는 것이 재미있었지만 엄마는 그릇이 깨지지 않게 하라고 자꾸만 주의를 주셨다. 주위에 자꾸 물방울이 튀어 지저분해지고 허리가 아팠지만 하얀 거품들을 물로 헹궈내면서 내 마음도 깨끗해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엄마가 청소기로 청소를 하실 때에는 가벼워 보였던 청소기가 막상 내가 청소를 해보니 무겁고, 걸레질도 힘이 들어서 조금씩 짜증이 났다. 말씀은 안드렸지만 마음속으로는 엄마가 그냥 놔둬라 해주시기 바랬다.
엄마가 매일 하실 때는 아주 쉬워 보였는데 막상 내가 이런 일들을 직접 해 보니 매일 힘들다고 하시는 엄마를 이해 할 수 있었다.
밥 차리기는 처음 하는 일 이라 엄마의 도움을 받아 1시간이 넘도록 음식을 만들었다. 엄마는 할 때는 마술처럼 나오던 요리가 직접 하려니까 잘 되지 않았다.
“엄마, 어떻게 음식을 그렇게 빨리 만들 수 있어요?”
“엄마가 매일 하는 일이 그것인데 당연하지”
나의 물음에 매일 하는 일이라 몸에 베어있어 그러는 것이라는 말씀에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엄마 미안해요.”
엄마는 회사에 다니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시면서 이렇게 많은 일들을 하셨다니, 진작에 도와 드리지 않은 내 모습이 부끄럽고 죄송했다. 하지만 엄마는 오히려 엄마 마음을 알아줘서 더 고맙다고 하셨다.
엄마가 매일 하시는 일이 당연하게만 느껴지고 우리의 눈에는 쉬워보일지 모르겠지만 직접 해보니 생각이 달라졌다. 하루정도 엄마가 되어보는 것도 좋지만 엄마가 하시는 일에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효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친구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
전에 읽었던 책에서 이순신 장군은 어머니의 기운이 흐려져 몇 날을 더 사시기가 어려울 지경일 때 눈물을 머금고 어머니의 마음을 즐겁게 풀어 드리기 위하여 어렸을 때 모습으로 어머니를 위로하였다고 한다.
어렸을 때부터 시작한 효도가 효도라는 곳간에 차곡차곡 쌓이면 커서도 효도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내손으로 하기 전에는 효도가 어렵게 느껴졌는데 해보고 나니 효도가 내 가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마 되어 보기 경험을 통해서 ‘효도’에 대한 진짜 의미와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엄마 되어 보기를 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더 잘 알 수 있게 되어 기쁘고 엄마와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진 것 같아서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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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25 07:05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