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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출장에 앞서
시민 여러분께 시정의 최고 책임자로 다시 한 번 용서를 구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저를 비롯한 2천여 공직자 모두는
여수시의 위상과 명예회복을 위해 분골쇄신의 자세로
더 열심히 일 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현명하신 여수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2천여 공직자 여러분!
30만 여수시민이 하루하루 기적을 만들면서 2012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그 뜨거운 열정으로 우리가 해냈다는 자부심과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엄청난 비리가 발생했고, 여수시는 이로 인해 다시 한 번 씻을 수 없는 오욕의 상처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현재 이 사건과 관련하여 검찰이나 감사원에서 조사가 진행 중에 있습니다. 그리고 여수시 내부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해 심도 있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고,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이와 유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 이번 비리 사건에 대해 우리시가 추진하고 있는 재발 방지대책과 횡령공금 환수대책, 그리고 관련자 문책 사항을 말씀 드리고, 내일부터 3박5일 간의 터키 출장에 대해서도 설명 드리겠습니다.
첫째, 재발방지 대책의 추진사항입니다.
1. 세입 세출 외 현금 세목별 계좌를 분산 관리하고 일일결산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2. 세입 세출 외 현금 원인행위 및 지출 부서를 분리 운영하겠습니다.
3. 세입세출 외 현금 운영도 11월 12일부터 전 부서가 e-호조, 지방재정관리 프로그램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금액에 따라 결재를 국장, 부시장으로 상향 조정하겠습니다.
4. 검찰수사 중간 발표과정에서 범행이 가능했던 원인으로 제기된 상품권 관리는 상품권발행과 지출상황, 대금지급 등을 상호 입체적으로 관리하여 관리상 허점이 없도록 조치하겠습니다.
5. 감사담당관은 개방형 직위공모제를 통해 엄선하여 분위기를 일신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 횡령금액의 환수 대책입니다.
현재까지 밝혀진 채권확보 대상자는 김 씨와 그의 부인 등 관련자 16명입니다.
우리시는 지금까지 김 씨 소유 부동산(둔덕동 라온유A 105동 902호)과 급여에 대해 가압류 절차를 끝냈으며, 김 씨를 비롯한 16명의 25개 금융계좌에 대해 거래 정지를 하였고, 장인, 처남댁의 아파트 2동에 대해서도 가압류 조치를 완료하였습니다.
이와 더불어 횡령공금의 환수를 위해 지난 11월 5일, 5명으로 구성된 회계감사 T/F팀을 본격 가동하여 김 씨의 은닉재산 등을 무기한 추적하도록 하였고, 횡령 금액에 대해서는 최대한 환수토록 할 것입니다.
셋째, 이번 사건과 관련된 공무원 인사조치 내용입니다.
우선 3년간 김 씨의 직근 상급자이자 지출원이며 경리팀장이었던 K모 동장은 11월 5일자로 직위해제 하였습니다.
그리고 공금횡령 기간 중 재직한 회계과장 3명은 현재 모두 퇴직한 상태로 현행법상 신분상 조치는 어렵지만, 감사원과 검찰의 수사결과에 따라 그들의 직무유기가 확인되면 형사처벌과 변상조치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현행법상 감사가 진행 중인 사건에 대해서는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어떤 처벌도 할 수 없는 관계로 나머지 관련 공무원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감사와 검찰 수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엄중히 그 책임을 묻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그동안 2012여수세계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해, 전보인사를 최소화 하였습니다만, 앞으로 지출, 계약, 기금, 보조금, 국공유재산 등 회계부서와 각종 인·허가 부서에서 2년 이상 근무자에 대해서는 순환전보를 원칙으로 하겠습니다.
다음은 ‘2012년 제7회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터키 출장을 갈 수 밖에 없는 사유를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횡령사건의 수습을 위해서라도 터키에서 개최되는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에 불참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신중히 고려했습니다.
이번 해외 출장을 취소하면 불필요한 논란을 야기할 필요도 없고, 마땅히 취소하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라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갈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번 출장이 해외 탐방과 같은 한가한 유람형 출장이 아니고, 내년에 개최될 ‘제8회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을 여수에 유치하기 위해 오래 전에 계획되었던 출장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여수에서 개최될 수 있도록 개최도시를 양보해 준 터키와의 국제적 약속을 어긴다는 것도 도의상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가 어렵다고 이를 어길 경우, 세계박람회 개최도시인 여수의 위상을 크게 떨어뜨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판단 아래, 애당초 5박 7일이던 터키 출장 일정을, 최소 일정인 3박 5일로 대폭 축소하였으며, 참석 인원도 저를 포함 5명(시의원 2명)에서 3명으로 줄여서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이에 대한 논란이 있기에 조금 더 부연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이번 방문은 신뢰의 문제입니다.
2005년 AVE총회에서 우리는 2012박람회 유치를 선언했던 터키의 이즈미르 시에 “박람회 유치를 포기하고 여수를 도와준다면, 다음 박람회 유치 때 우리가 꼭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터키의 이즈미르시가 이 제안을 기꺼이 받아주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박람회가 여수에서 유치될 수 있도록 많은 협조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시 우리에게 양보했던 터키의 이즈미르시가 2020년 박람회 유치를 위해 막바지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이번 방문은 과거에 우리가 이지미르시에 했던 약속도 지키고, 우리의 박람회 유치 노하우도 전수해서 그 도시의 박람회 유치를 돕고, 과거에 그들이 우리에게 베풀었던 은혜에 보은하기 위한 출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무례인줄 알면서도 만나는 장소를 이즈미르시가 아닌,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이 개최되는 가지안텝에서 뵙자고 하였습니다.
우리가 필요할 때는 부탁을 했다가, 정작 그 도시가 필요할 때 우리가 외면하는 것은 여수인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둘째,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에 참가하여 여수의 위상을 드높이겠습니다.
박람회 개최기간 동안 30만 여수시민의 노력으로 세계4대 미항으로 우뚝 선 여수가, 과거 해상실크로드의 중심항구도시였다는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이번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에서 제가 직접 주제발표를 하게 돼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포럼 기간 동안, 전 세계 회원도시의 시장들과의 면담, 터키대통령과의 면담, 가지안텝 주지사와 면담, 이스탄불 시장 등 주요 인사들과의 면담이 오래전부터 약속돼 있어, 외교 관례상 이를 어길 수 없음을 시민 여러분께서 거듭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참고로 실크로드(Silk Road)는 역사적으로 중국내륙과 유럽으로 오고간 교역로입니다.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은 실크로드가 통과했던 지역 국가나 도시끼리 경제문화교류 확대를 논의하는 포럼으로서, 개최도시가 주최하고 UN과 세계시민기구는 행사 전반에 관련된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포럼입니다.)
셋째, 가능하면 2013년에 개최될 ‘제8회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을 여수에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출장은 꼭 필요합니다.
내년에 개최될 ‘제8회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은 현재 헝가리의 하비즈시(Heviz)와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시, 중국의 리자오시(日照市), 그리고 우리 여수시가 유치신청을 해놓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내년 실크로드 시장단 포럼의 여수개최 목적은 박람회를 계기로 잘 갖춰진 SOC와 숙박시설, 그리고 컨벤션 시설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여수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이 포럼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여수시민 여러분! 그리고 2천 여 공직자 여러분!
외교는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시장의 외국 출장을 놓고 지금 말들이 많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러나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면 3일의 출장입니다. 이틀은 비행기 안에서 보내야하는 힘든 일정입니다. 이렇게 무리를 해서라도 가야하는 이유는 다름 아닌, 여수를 세계에 알리기 위함입니다.
지난 10월 20일 중국 위해시에 새로 조성될 한러팡(韓樂房·코리아타운)의 정문이 된 여수문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중국 땅에 우뚝 선 여수문의 위용은 역사적인 사건이기도 합니다.
존경하고 현명하신 여수시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공직자 여러분!
비리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더 이상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우리 시민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사과드립니다.
누구라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지만, 시정을 책임지고 있는 시장으로서 더 세밀하게 시정을 살펴보지 못한 점에 대해서 지금도 많은 반성을 하고 있습니다.
70평생 동안, 오직 여수를 위해서 살아 온 사람입니다. 단 한 번도 여수의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한 적이 없고, 우리 시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시민들의 부름을 받아 이 자리에 섰고, 지금까지 여생을 오직 여수의 발전만을 위해 헌신해 왔던 저도 결국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입니다.
공직자의 배신에 원통하고 분통이 터지기는, 다른 그 누구보다 제가 더 크다는 사실도 감안해 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마무리 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아무리 속이 상하고 분통이 터지더라도 여러분이 뽑은 시장을 끝까지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2. 11. 7 여수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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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08 09:42 송고
2012-11-08 09:44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