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도는 내 고향이지요
정월 스무나흘 동틀 무렵 생사 바치고 자신 미역국밥
어머니 냄새는 그 때나 지금도 기억이 나지 않아요
임산한 어머니가 뱃속에 있는 내 머리빡 쓰다듬으며
어르던 노래가 있었을 터인데
저드래 진주 정가 문중의 반열에 메길 족보
새끼 이름 석 자 고뇌했을 터인데
임신독이 높새바람 보다 깊었을 터인데 기억 못해요
삽날도 자빠뜨렸을 언 땅 갈라내
벗어놓은 내 태 싸다 묻은 아버지 생각고
숭년 자란 보답으로 석관 합장묘지 써 놓은 뒤
다시 열어 볼 염두 못 내고 거짓부렁이 쌍태 배처럼
고향집 마당 어귀에 띄운 불효식이랍니다
그렇게 오소리 굴 같은 고향집 떠나
울며 왔다 웃으며 간다는 고흥, 첫째와 둘째 출생하고
기념하여 팔영산 영봉 두 번이나 올랐지요
화순에서 셋째 얻고는 무등산에 올라 그제사 남해의
푸른 바다 망망한 아버지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흐르다 멈춘 자리마다 오소리 똥 냄새
지독한 그늘, 서리 길이 발목을 매도
전라도가 내 고향이지요
배 맞대고 정붙이고 살면 부부이듯 애 낳고 그럭저럭
살면 고향이려니 마른땅 잘 더듬어 아버지 어머니
뻐꾸기소리 담아 순천공원묘지에 입주하시게 했더니
간혹 태안 오소리 집 다녀오는지 꿈길에 오시더군요
참으로 그립습니다
고향 잊을까 취선 한 우리들의 길
고흥 장흥 화순 순천 흙 토막에 바른 미사리 냄새로
가락 치는 남녘노래 수맥이 끝없이 넘실대는 오솔길
오색의 여름 산속에 출출 살아도
나는 전라도 오소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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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29 06:23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