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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쟁이에 비친 물그림자 / 김용수
2014-11-02 오전 6:28:0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야! 이놈아!

    상추밭 주인이 악을 쓴다

    상추밭에 똥 싸고

    상추밭 헤집다 들킨 놈이 도망을 친다


    숨이 턱턱 막히고

    콧구멍을 들고나는 냄새까지 타들고

    입천장과 목구멍은 온통 용광로다

    헐레벌떡 몰아쉬는 가픈 숨은

    겨우겨우 찾은 용쟁이서 고르고

    손 짚고 엎드린 채로

    “벌컥벌컥 켁켁”

    도둑샘물 넘어가다 체하는 소리만

    “두근반 서근반”

    도둑가슴 뛰다 멈추는 소리만

    도망치다 한 숨 돌린 놈 왈

    “어허! 깐딱 했으면 물이 체어 죽을 뻔 했네”

    “저 용쟁이에 비친 물그림자 좀 보소”

    한참 만에

    다시 들여다 본 옹달샘

    그 물 위에 도둑놈가시 뜨고

    그 샘 속에 상추쌈한 물그림자 드리우고

    한이 서린 고려여인네 吸水鬼로 비쳐온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11-02 06:27 송고 2014-11-02 06:28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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