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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땅
낯설고 물설다는 이국땅에서
당달봉사, 벙어리, 귀머거리로 살아온 지 반평생
튼실한 꽃, 무궁화를 피웠답니다
해가 중천에 뜰 때면
전답 안주인이 광주리가득 이고 온
새참 인심이 그립습니다
또랑 물에 휘적휘적 손 씻고
얼굴에 흙 묻은 채로 논둑에 주저앉아
갓 저린 생김치
아직 따뜻한 시래깃국
갈치에 무를 썰어 넣은 생선조림
풋고추 된장에 마늘
상추 무 이파리 쌈
고봉으로 담은 하얀 쌀밥
그리고 오가는 길사람들을
모두 다 불러들이고
논둑잔치 벌이는
우리네 농촌풍경이
썰렁한 이국땅에 안개처럼 피어납니다
시들지 않는 향토 병은
방랑시인 김삿갓이 되고
삼천리금수강산 곳곳을 뒤집고
진양,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엇모리, 엇중모리
판소리 굿거리에 갈대무용수를 앞세워 한 춤을 추고 싶습니다
척박하고도 메마른 땅
그 땅 위에서 끈질기게 피어난 꽃
끈적끈적한 인정화를 피웠습니다
한이 서리고
정으로 빚은
도행병(桃杏餠)을 먹고 싶습니다
*도행병(복숭아와 살구가루에 설탕이나 꿀을 넣고 버무리고 볶은 꿀팥소를 넣어 삶아 잣가루를 묻혀서 단자로 만든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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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6 11:17 송고
2014-11-16 11:20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