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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도 / 정홍순
2014-12-11 오후 9:47:13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까맣게 그은 아궁이가 쩍 벌어져 있다

    아궁이로 꺼질 듯 불씨가

    홍실처럼 늘어져 흐르고

    사방에 짐승이 오락가락하는

    그림의 제목은 리비도

    화가의 상상 속에서 잠자던 에너지가 살아나온다

    춥다

    움츠린 몸이 춥다

    빨랫줄에 시래기가 마른다

    깜박 잊어버린 빨래랑

    낡은 함석집 겨울 생각을 말리고 있다

    허공

    다른 비상 꿈꾸며 매달아

    계곡에 던져진 몸뚱아리도 있다

    통점 새

    산 중에 한가로이 파묻은 늙은 시 속에서

    드로잉에 잡힌 한 여인의 누드가

    예술이 되기까지

    소매물도 기암에 부딪쳐 정지된 파도의 격정처럼

    실오라기의 파문 감겨지기까지

    은빛 강 삿대질하는 배 한척

    질긴 실 같은 이야기 저으며

    아랫도리 불근불근 가로질러

    단단한 못에 고정되기까지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12-11 09:01 송고 2014-12-11 21:47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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