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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든 도시순천에서 김용수
2023-08-07 오전 5:34:1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린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뽀송뽀송 베나오다가 금방사이에 구슬땀으로 흐른다. 햇빛을 피하려는 사람들이 나무그늘이나 인조그늘 막을 찾기에 급급하다. 열흘이 넘도록 무더위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피서객들의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순천을 선택한 피서객들은 정든 도시를 떠나고픈 마음이 없다고 한다.

     

    그 첫 번째는 생태도시로써의 순천 땅이다. 산자수려한 순천은 건강도시로 알려지고 있을 뿐 아니라 정든 도시의 인정미를 갖추고 있다는 호평이다. 다시 말해 순박하고 순한 순천사람들의 마음씨와 말씨, 그리고 천혜적인 지형지물에 정이 간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각종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다. 선암사와 순천갯벌 같은 유일무이한 세계유산도 지니고 있는 도시다. , 조계산을 중심으로 삼보사찰의 송광사, 선암사를 비롯해 순천만, 낙안읍성, 옥천서원, 순천향교 등 수많은 문화유적과 문화재가 상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일이었다. 순천만 습지 잔디광장에서 ‘2023 세계유산축전-선암사순천갯벌의 선포식을 성황리에 개최했었다. 이날 행사는 승주초등학교 어린이 오케스트라의 경쾌한 식전공연으로 펼쳐졌었다.

     

    무엇보다도 선암사 대각암의 범종을 무대로 옮겨와 진행된 타종 세리머니는 이색적이었다. 선암사에서 순천갯벌로 이어지는 울림이었다. 또 자연과 문화연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은 감탄사를 자아냈었다.

     

    게다가 주제공연도 지역예술인과의 협업을 통해 순천세계유산이 가진 가치와 이를 보존해 미래세대에 전달하고자 하는 연결의미를 담아냈었다. 이어진 마크툽과 재즈스트라의 축하공연은 아름다운 선율이 여름 밤하늘을 수놓으며 선포식의 품격을 더욱 높였었다.

     

    이번 선포식은 세계유산축전도 순천이 하면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자연과 문화, 사람이 공존하는 순천세계유산만이 가지는 탁월한 가치를 선보였었다. 그리고 세계유산도시로서 정체성도 확립했었다.

     

    순천을 찾는 피서객들의 한결같은 이야기가 있다. 그들은 순천에서의 하루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간다.”시간이 흐를수록 정이 들면서 그냥 그대로 순천에 머물고 싶다고 했다. 게다가 그들은 순천이라는 도시는 낭만을 즐기고 추억을 쌓는 피서지라고 했다.

    이른 새벽이면 동천과 이사 천 그리고 주암호와 상사호에서 피어나는 하얀 물안개 꽃은 아득한 미지의 세계를 그리게 하고 따스한 엄마 품을 연상케 한다고 했다. 또 해질 무렵이면 순천만 서쪽하늘에 붉게 떠오르는 저녁노을은 사람들의 마음을 황홀경으로 빠지게 한다. 아마도 시인묵객과 예술인들이 즐겨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지도 모른다.

     

    사실, 순천지역은 풍광이 아름답다. 산과 강 그리고 호수와 바다가 있는 곳이다. 어느 한곳도 부족함이 없는 도시다. 그 중에서도 순천사람들의 마음은 하늘을 닮았다. 넓고도 깊은 속정이 있는가하면 상대를 배려하는 미덕을 지녔다. 그래서일까? 순천사람들의 마음은 푸르고 푸른 색조를 띠고 있다. 하늘의 물리를 깨달아 순리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한마디로 대자연의 품에서 정을 만드는 낭만적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도시다.

     

    정이 들 수밖에 없는 순천! 그 순천을 떠나고 싶지 않는 사람들의 발길이 바쁘다. 여름새가 되어 순천의 곳곳을 날아다니며 멋과 맛을 즐기는 시간이 짧을 것이다.

     

    쪼르르 짹짹 찌르륵

    무더위 물어 나르다

    열대야 쪼아대는 여름새가

    새벽과 아침사이를 날고 있다

     

    문득

    참새의 방언이 뇌리를 스쳐가고

    사이의 줄임말이 새로 날아올라

    땅에서 하늘사이가 너무나 넓다

     

    가려진 잎 사이에서

    그늘진 나무사이까지

    우거진 숲 사이에서

    그림자 사이사이까지

    제멋대로 날아들고 쪼아대는

    여름새

    낮에서 밤사이 애정을

    봄에서 겨울사이 온도를

    땅에서 하늘사이 거리를

     

    찌르륵찌르륵짹짹!

    온 세상 틈새사이사이를

    물어 나르는 여름새

    그 새는

    (필자의 여름새. 전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3-08-07 05:33 송고 2023-08-07 05:34 편집
    정든 도시, 순천에서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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