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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들을 지나며 / 박미숙
풍요롭던 낙안들녘이 황금빛을 잃어가더니

2011-12-04 오전 8:11:0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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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요롭던 낙안들녘이
    황금빛을 잃어가더니
    모든 것을 빼앗겨 버렸는지
    갈색으로 변해버린
    빈들만이 한가롭다

    허수아비마냥 손사래를 치는
    농부의 몸짓에는 벌써 겨울이 왔는지
    온몸이 굳어가고 마음까지 얼고 있다

    이른 봄
    농부들의 바쁜 손놀림과 정성으로
    씨뿌려 뿌리내려 줄기 뻗어서
    결실까지 얻었던 그 들녘이건만
    이젠 텅 빈 하늘 밑, 빈들이 허허롭다

    은근한 속삭임으로
    알알이 영글던 그 시절도
    흐뭇한 웃음꽃 피웠던 그 시간도
    다들 지나가 버린 빈 들녘에서
    또 다른 봄을 기다려야 한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12-04 08:11 송고
    빈들을 지나며 / 박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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