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수 편집국장
눈썹달이 뜨는 밤이다. 고흥반도를 홍보하면서 고흥을 사랑하는 안장웅씨로부터 전화가 왔다. 오늘 밤, 한국교통방송“안효진의 한밤의 교차로”에서 필자의 졸시 “노을빛 꽃동네”를 낭송한다는 것이다.
한국교통방송 안효진씨가 고흥석류를 취재차 고흥과역 노일리 외로마을 석류농장에 왔다가 석류와 연관된 “노을빛 꽃동네”라는 시를 보았다. 그리고서 자신이 진행하는 ‘한밤의 교차로’에서 시낭송을 해 보겠다는 뜻을 밝혀왔었다.
붉은 색으로 물드는 노을빛과 석류 빛은 고흥반도를 상징하는 빛이 아닐까 싶다. 예부터 붉은빛은 성스런 빛으로 황실이나 귀족들이 사용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高興이라는 지명역시 높은 곳에서 일어난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고흥이라는 지명답게 붉은 노을빛으로 나로 우주센터가 들어서고, 천문과학관 등 다양한 우주기구가 속속 들어서고 있는 것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다시 한 번 ‘노을빛 꽃동네’를 음미해 보았다. 아마도 짙어가는 가을분위기에 어울리는 시어가 안 진행자의 눈에 띄었는가 싶다. 호소력 있는 목소리로 붉은 노을빛과 석류 빛의 그리움을 청취자들에게 전해졌으리라 믿는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노을빛과 석류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붉은 노을빛이
갯벌 밭 헤집는 곳
빨간 석류꽃이
마음 밭 일구는 곳
그 동네 사는 사람들
익어가는 석류 빛으로
그 동네 찾는 이방인
짙어가는 노을빛으로
쉼 없이 거침없이 익어만 가네
구름어부 붓끝 놀리고
갯밭농부 삶을 읊조린
놀빛동네
석류동네
내일의 농심을 키우고 있네
정말이다. 따뜻한 그녀의 목소리를 타고 흐르는 ‘노을빛 꽃동네’는 한밤의 교차로 청취자들에게 가을그리움으로 다가갔다. 저녁풍광이 아름다운 노을빛 석류꽃동네는 서쪽바닷가에 있다. 석류열매가 익어가는 석류농장의 붉은빛과 하늘에 맞닿은 갯벌 밭의 노을빛은 천지창조의 조화가 이뤄지는 것 같다. 그 광경은 온통 그리움의 대상이었다. 한마디로 황홀함의 극치다
인생황혼기를 맞이한 사람일수록 못 다한 사랑이 아쉽다고 한다. 지나간 시간이 저녁노을처럼 붉게 물들어오면 보고픔과 그리움은 달려 들것이다. 게다가 추억속의 그리움은 보고픈 얼굴과 빛바랜 시간으로 줄줄이 꿰어지면서 그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돌아갈 수 없는 세월이고,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기에 그리움은 더욱 진하다. 고흥반도의 노을빛에 물들었던 추억을 더듬으며 그리움에 젖는 것도 못 다한 사랑이 아닐까 싶다.
가끔 필자는 하루를 소일한 햇덩이의 이삭을 주워보는 습관이 있다. 그 이삭 중에는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 저녁노을과 석류의 영롱함이 자리한다. 어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어느 누가바라보지 않아도, 나름대로의 붉은 빛을 띠우는 노을빛과 석류꽃빛을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고흥반도를 사랑하는 사람들”도 노을빛과 석류 빛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싶다. 태양신을 상징하는 원형의 공통분모와 붉은빛의 찬란함을 알고 고흥반도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특히 석류꽃과 열매의 붉은빛은 고흥반도의 따뜻한 삶을 대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고흥석류의 새콤달콤한 맛은 지구촌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고 한다. 새콤달콤한 그 맛과 약효는 고흥반도의 기후와 토양이 가져다준 별미이고 보약이라고 한다. 덧붙이자면 여성에게만 효험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남성에게 더 좋은 과일식품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참! 이상하다. 필자는 고흥반도에서 태어나지도 않았고 살지도 않는다. 그러나 고흥반도를 사랑하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아마도 고흥반도를 사랑하게 된 것은 고흥석류를 만들어낸 친구, 우림이 있었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제아무리 좋은 물건이라도 권태기가 있다. 그러나 우림친구만은 권태기를 모르는 사람이다.
“노을빛 꽃동네”도 우림친구의 마을이다. 그 친구의 동네어귀에 써 놓은 필자의 졸시로 인해 “내 사랑 고흥n의 안장웅"씨를 알게 됐다. 안 운영자는 고흥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카톡과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고흥반도를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있다.
21일 1시 15분, 심야에 전해지는 시낭송은 석류열매가 익어가는 어촌풍경을 생생하게 그렸다. 안효진씨의 상냥하면서도 호소력 있는 목소리는 청취자의 가슴을 후비었다. 석류 밭을 일구는 농심을 그대로 전했으며, 노을빛과 석류 빛이 곱게 어우러진 어촌을 찾고픈 시낭송이었다. 게다가 “가을은 참 예쁘다”라는 노래까지도 귀 바퀴를 타고 돌았다.
고흥반도는 먹거리, 볼거리가 풍부하고 휴식공간이 많아 여유로운 곳이다. 다도해를 끼고 도는 영남을 비롯해 거금도와 나로도는 발 닿는 곳마다 관광지다. 한시라도 시선을 뗄 수 없는 풍광이다. 고흥반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이여! 고흥을 아끼고 가꾸기를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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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1 06:04 송고
2020-10-01 06:32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