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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용서해 주지 마세요/ 오양심
2013-02-28 오전 10:43:58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고양이 한 마리

    마루 밑에 웅크리고 있다

    이 혹독한 겨울날

    밤새 살아 있었구나!

     

    나비야! 부르니까

    고개를 돌린다

    나비야! 부르니까

    내 눈을 쳐다본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내가 먹을 것 갖다 줄게

    나는 얼른 부엌으로 들어가서

    귤껍질 같은 음식쓰레기를 거름자리에 부어준다

     

    놈이 천천히

    마루 밑에서 기어 나오더니

    담장 밑으로 걸어가다가

    가시 돋친 눈으로 나를 뚫어지고 쏘아 본다

     

    나비야! 이리와

    이 추운 날 어디로 가니?

    내가 조심스럽게 물어도 대꾸도 없이

    담장을 훌쩍 넘어 싸늘하게 사라져버린다

     

    맙소사! 불기 없는 방에서 자다가

    급성관절염이 걸리기는 했어도 나는

    이불을 덮고 잤는데 굶지도 않았는데

    인간의 도리를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02-28 09:50 송고 2013-02-28 10:43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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