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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의 달밤 / 송준용

2013-04-08 오전 8:17:3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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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의 명품은 달밤이다

    불국사, 석굴암, 석가탑, 다보탑

    성덕대왕 신종도 있지만

    그래도 오랜 세월에도 녹슬지 않은 달밤이다

    신라의 달밤 한 곡조 꺾으면서

    술잔 비울 때

    가시처럼 걸린 세상살이도 넘어가고

    마음의 진창에 달뜨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가

    그 보다도 인생의 가는 길 정둘 곳 없어

    목로에서 목 처박고 울어본 적 있는 가

    처용의 색시 궁둥이도 만져주고

    신라 가시내들의 젖가슴도 만져주고

    영지(影池)에 뜬 아사녀의 넋을 건져 올려

    씻겨 주었을 달밤

    꽁꽁 얼어붙은 대지의 빙판에서도

    미나리 새싹이 돋아나듯이

    세상살이 모질고 고달팠어도

    우리네 사는 일이

    한 곡조 노래보다 더 서글퍼

    배고픈 자의 식욕처럼 늘 땅기는 것이었다

    오늘도 나는

    요즘 젊은이들이 선배들의 노래를 모창한

    신라의 달밤을 들으면서

    반월성에 지긋이 웃음짓는 달님을 보았다

    계림에 사푼사푼 산책 나온

    요석공주의 옷자락을 보았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04-08 08:17 송고
    신라의 달밤 / 송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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