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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여고 얼이 담긴 김치명인의 철학 / 김용수

2013-12-11 오후 2:13:54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케



    하양 목련 가지마다

    청순한 소녀들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하얗게 새하얗게 함박웃음 머금다가

    깔깔깔 웃는 그 모습에

    할아버지도 

    아버지도

    아들도

    도톰한 하양 꽃 살 지켜본다.

    우유 빛으로 다가온 그 살결

    눈으로 보듬고

    입으로 문지르다가

    뽀드득 소리 귓바퀴를 타고 돈다.

    담벼락 위로 뻗어있는 목련가지엔

    피다만 꽃송이들

    녹슬어 빛바래고

    꽃샘추위 칼바람에 맞서는

    할머니도

    어머니도

    소녀도

    푸르른 달빛 온몸으로 받는다.

    하양 목련 꽃 이파리 떨구던 날

    그 꽃잎 살마다

    부드럽고 촉촉한 소녀살결로 되살아온다.



    “목련꽃”은 전남 순천시 순천여자고등학교의 교화다. 청순한 소녀상과 온화한 여인상으로 피어난 꽃송이에서 교화로 선택했을지 모른다. 특히 두툼하고 우유 빛 감도는 목련꽃 살은 젖무덤과 포근한 어머니 품을 연상케 한다.


    그래서인지, 순천여고를 졸업한 여인들은 지금도 자부심을 잃지 않고 ‘현모양처론’을 내세운다. 청초하고 우아한 소녀로 성장했던 학창시절은 물론 정숙한 어머니상으로 살아왔던 이야기꽃은 시들 줄을 모른다.


    더러는 명성을 떨치고 있는 선후배들의 행적을 들추면서 자신의 삶을 끼워 넣기도 하고, 더러는 어머니로써 지녀야할 덕목들을 두루 섭렵한 듯 여성의 자태를 보여주기도 한다. 다시 말해 순천여고출신으로써 우리나라의 법조계를 비롯해 정계, 학계, 재계 등에 입문했던 인물론과  그들의 아내로써의 ‘현모양처론’은 설득력이 있는 발자취였다. 


    그 중에서도 여성최고의 멋과 맛을 선보이는 전통음식문화를 가르치고 있는 순천여고출신이 있다. 순천여고 22회로 순천시 옥천동에 살고 있는 김영희씨는 지난달 27일, 사단법인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의 ‘김치명인’자격을 부여받았다.


    그녀는 집안의 대물림인 손맛으로 20대에 음식점을 개업했고, ‘남도김치’를 지난 76년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김치 전수교육을 계승하고 있다. 특히 그녀는 “김치의 철학은 손맛에 있다.”며 남도김치의 표준화 개량화 하는데 성공했으며, 김치공장을 창업했다. 게다가 수출 유망 중소기업으로 성장해 우리의 전통김치를 세계에 알리는 역할을 하면서 특허등록, 전통 식품인증 등 기술력까지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우리나라 김치 중에서 특색 있는 ‘남도김치’를 각 지역별로 발굴해내고 담그기와 맛내기 보존방법 등을 연구한 끝에 책으로 엮어내 후세들에게 좋은 업적을 남겼다. 그녀는 또 “김장문화와 김치 담그기의 책자를 만들고 후진양성을 하는 것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스스로 찾아서 했을 뿐이다.”며 “여성최고의 맛과 멋은 정성들여 담은 김장과 김치에 있다.”고 했다.


    그녀는 말한다. 김치 담그기에 앞서 여성들이 갖춰야할 덕목은 품앗이 정신에 입각해 나눔과 배품의 얼을 심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의 김장문화와 김치 담그기는 품앗이 얼이 심어져 있을 뿐 아니라  여성들의 온갖 정성이 다 들어 있다. 재료를 구입할 때부터 정신은 물론 손발 품을 팔아야하고 온갖 정성을 다 쏟아 부어야 드디어 김장을 마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우리네 김장풍습은 나눔과 배품의 철학이 담겨 있다. 김장을 마치고 난 후 우리의 어머니들은 김치 맛을 보아달라는 뜻에서 자기네 김치를 이웃과 친척들에게 나누어 주는 후한 인심을 아낌없이 건넨다. 그 인심 속에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인정이 스며있고 그 어떤 삶과도 견줄 수 없는 참삶이 배있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우리김치를 싫어하고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져 있는 현실이다. 김치보다는 햄버거와 피자를 즐기며, 전통음식보다는 외국음식을 선호하는 매우 안타까운 음식문화가 형성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녀는 “단순히 어린이들에게 김치를 먹어보라는 식의 교육이 아닌 직접 학교로 찾아가서 놀이처럼 김치를 담그고, 자신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맛보며 김치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체험교육을 하고 있다.”고 했다.         


    벌써 그 옛날이라는 단어를 사용해야만 하는 시간이 흘렀나 싶다. 그녀의 학창시절, 순천여고 검정교복 목에 맨 하얀 타이는 하얀 목련꽃송이처럼 몽실몽실하고 탐스럽게 피어났었다. 


    어쩌면 순천여고의 얼은 현모양처를 상징하듯 어여쁜 소녀로, 여인으로, 어머니로, 피어나서 맛과 멋을 맘껏 돋우는 여인네의 정서를 키웠는지도 모른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12-11 14:13 송고
    순천여고 얼이 담긴 김치명인의 철학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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