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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와 순천낙안읍성(1)/ 김용수 편집국장
2020-04-21 오후 1:38:16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순천은 유네스코(UNESCO)와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는 도시다. 아니다. 순천 땅은 생태환경도시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될 문화재와 함께 수많은 생물체들이 살아가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런 연유에서라도 순천낙안읍성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야 한다.  

    어제였다. 허 석 순천시장은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위원으로 위촉,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이 기구는 유네스코(UNECO) 산하의 국가위원회로, 국내에서 유네스코 활동 촉진과 교육, 과학, 문화 등에 대한 원활한 연계협력을 위해 1954년에 설립됐다.

    유네스코의 창설은 두 차례 세계대전을 통해 진정한 세계평화는 인류의 지적, 도덕적 연대에 기초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하는 국가들이 증가하면서 이루어졌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인 1942년부터 1944년까지 연합국 교육부장관들이 모여 논의한 끝에 교육, 과학, 문화 분야에서 국제협력을 증진함으로써 세계평화에 이바지하는 국제기구를 만들기로 뜻을 모아  창설된 것이다.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유네스코는 교육, 과학, 문화 분야에서 국제 규범을 제정하고, 지식과 정보를 전 세계에 보급하며, 세계유산을 보호하고 문화를 발전시키는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지난 20일, 유네스코한국위원회는 허석 순천시장을 비롯해 원희룡 제주도지사, 염태영 수원시장, 장덕천 부천시장을 위원으로 위촉했다.

    이번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허 시장은 2020년 4월부터 3년간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자연과학분과위원회에서 활동한다. 따라서 세계적인 과학기술체제 및 정책 강화와 유산의 보호증진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그동안 순천시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과 천년고찰인 선암사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유네스코 도시를 향한 꾸준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게다가 전통적인 삶이 살아있는 낙안읍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할 수 있도록 갖은 노력을 했었다.

    그러나 현지의 몇몇 주민들의 이기심과 각종 투서 등으로 문화재청은 물론 유네스코로부터 관심 밖으로 밀려났었다. 특히 관계부처담당자들에게 수많은 민원을 제기해 민원업무처리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었다.

    이러한 여건에서 새로운 길이 열렸다. 즉, 허석 순천시장의 “유네스코한국위원회 위원자격이 주어진 것이다. 허 시장은 이번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위촉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 한다.”며 “시민들과 함께 이루어낸 유네스코 도시로서의 국제적 위상과 순천시의 정책 노하우를 바탕으로 유네스코와 국제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시민들도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며 환호했다. 아마도 그 환호는 순천 조계산 끝자락에 자리하고 있는 낙안읍성을 재조명하는데 좋은 기회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낙안읍성은 이조 태종 때 김빈길 장군이 흙으로 축조한 것을 인조 때 돌로 다시 쌓아 지금의 형태를 갖추었다. 읍성은 대체로 산이나 해안에 축조되는 데 반해 낙안읍성은 삼면이 겹겹의 높은 산으로 둘러싸이고 남쪽으로만 열린 들 가운데 축조됐다. 금전산 양쪽 계곡에서 흘러내린 물은 성곽 양옆으로 해자를 이루고 그 앞의 들판으로 이어진다.

    성곽의 길이는 남북 약 310미터, 동서 길이는 남쪽에서 약 460미터, 북쪽에서 약 340미터로 성벽의 둘레는 약 1,410미터다. 높이는 일정하지 않으나 대략 4~5미터, 면적은 약 13만 5,360제곱미터다. 성벽의 두께는 위로 올라갈수록 좁아지는데 아랫부분은 7~8미터로 윗부분 3~4미터의 2배 정도다. 성벽은 큰 돌을 양쪽 바깥에 쌓아 틀을 만들고 잔돌을 사이에 채우는 방식으로 만들었다. 아래쪽부터 커다란 깬 돌을 올리면서 틈마다 작은 돌을 쐐기로 박았으며, 위쪽으로 갈수록 석재가 작아지고 있다.

    성곽을 따라 동서남북 4개의 성문이 있었는데 동문은 낙풍루, 남문은 쌍청루 또는 진남루, 서문은 낙민루라 부르며 북문은 폐쇄했다. 성문 정면으로 ㄷ자형 옹성이 성문을 감싸고 있다. 활을 쏠 수 있도록 사방 30센티미터 정도의 총안이 있고 근총과 원총으로 나누었다. 성곽을 따라가면 치성이라 불리는 凸자형 성곽이 있다. 당초 12개를 계획했는데 4곳만 완성되었으며 성벽 외곽에 부분적으로 해자를 설치했다. 한민족 고유의 성 축조기술을 따른 치성은 초소역할을 했던 곳으로, 좌우로 침입하는 적의 동태를 살피거나 성벽을 타고 오르는 적을 측면에서 공격했다.

    낙안읍성의 또 다른 특징은 옥사가 관아와 다소 떨어진 남문 가까운 곳에 연지를 끼고 있다는 점이다. 연지란 낮은 우물에서 흘러내린 물이 주변에 모여 못을 이룬 것을 말한다. 성내에서 사용한 각종 생활용수가 연지를 거쳐 정화된 뒤 수구를 통해 성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과거에도 오수 처리에 많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어쩌면 오늘의 개혁도시인 것이다.

    이처럼 낙안읍성의 문화적 가치는 높다. 특히 전통이 살아 숨 쉬고 조상의 얼이 담겨있는 역사성이 있는 사적지다. 사적 302호로써 읍성 안 초가에는 현재까지도 주민들이 살아가고 있다. 아마도 유네스코등록에 청신호가 켜지지 않았는가 싶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0-04-21 13:38 송고
    유네스코와 순천낙안읍성(1)/ 김용수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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