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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 / 김만수
2011-12-29 오전 9:04:2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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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예를 하다보면 늘지 않는 글씨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있다. 광주의 특산물인 진다리 붓을 사서 써 볼까하는 핑계거리를 만들어본다. 그러나 하루도 거르지 않고 붓으로 글을 쓰시는 연세 많으신 스승님께서는 연장에 상관없이 행서 해서 초서 예서 전서 사군자까지 칡 줄기를 깨물어 쓰던 닭털을 모아 적셔 쓰던 종이 한 장만 있으면 자유자재 유유자적 손놀림이 거침없다 난을 칠 때도 마찬가지이다 씩씩한 기상과 굳은 절개로 산봉우리를 한 순간에 솟아오르게 한다 선무당이 장구 탓 한다더니 한결같지 못한 나의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물방울 하나하나가 집채 만 한 바위를 뚫어 구멍을 내 듯이 나에게 주어진 배우고 익힘이 어느 한 순간도 데면데면 겅중겅중 넘어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내 못된 버릇이 내 안에서 뾰족하게 고개를 들 때마다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로 가슴 한가운데 못질을 해야겠다

    끝이 다 닳아서 없어진 몽당붓
    천개로 그려낸 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1-12-29 09:04 송고
    세한도 / 김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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