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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소리 듣는 낙안읍성 김용수
2023-02-13 오전 10:18:21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김용수  편집국장

    빈티지는 그 옛날을 연상하고 추억을 부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허름하고 낡아서 그 빛을 잃어가면서 현대인들의 눈 밖으로 밀려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고물취급을 받으면서 버려지기도 한다. 어쩌면 낙안읍성도 사적지를 떠나 빈티지로 생각되어지지는 않을까 싶다. 성곽을 비롯해 초가와 연못 돌담 등 수많은 빈티지의 집합체이기에 더욱더 관광객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극도로 발달된 현대산업의 흐름 속에서 버림받고 있는 물건이나 각종 전자기기와 기계들의 갈 곳은 고물상이다. 가끔씩 골동품 수집가들의 눈에 띤 고물만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해 역사성과 추억을 회상케 한다.

     

    무엇보다도 빈티지에 얽혀있는 사연들은 추억으로 빛나고 수많은 역사관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당시의 기억과 추억을 장식하는 오묘함도 지니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빈티지를 사랑하는 애호가들은 수많은 빈티지를 수집하고 손질하는 취미까지 살리고 있다고 한다.

     

    빈티지의 사전적인 뜻은 남루하고 초라한 개성을 포괄적으로 의미하는데 오늘날에는 틀에 박힌 것을 탈피하고 빈곤과 여유를 강조하는 경향을 뜻하는 용어로 쓰인다. 게다가 빈티지는 소외된 것에 미적가치를 부여하는 흐름으로 한편으론 현대물질주의에 대한 반항의 표현이기도 하다.

     

    낙안읍성을 찾은 지인(선우철준)은 빈티지를 흘러간 문화유산으로 여기고 있을 뿐 아니라 인류의 소중한 추억물이다고 했다. 그는 전자기기인 스피커에서부터 낙안읍성의 초가와 돌담에 이르는 부속품까지 그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기며 우리의 문화유산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우리소리를 동경한 나머지 대한민국 무형문화재 제5호로 대금연주이수자이다.

     

    그는 우리의 고유문화속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미풍양속과 전통악기와 국악소리 등을 계승 발전시키고 싶은 철학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세계인들이 인식하고 있는 판소리와 전통악기는 우리의 역사이며 자랑거리로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서양의 오페라와 같은 판소리문화는 지구촌에서 우리만이 지니고 있는 세계문화유산이 아닐 수 없다. 그 판소리와 아리랑은 지구촌에서 우리의 한과 얼이 빚은 한반도의 소리로 세계 속의 으뜸소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지난주였다. 한반도 남쪽 끝자락 부산을 갔었다. 그곳 수영로 696에 자리한 소리창고는 빈티지의 보고였었다. 대금연주자 선우철준을 지켜줄 수 있는 자료들이 질서정연하게 정돈돼 있었으며, 각종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기타와 하모니카를 비롯해 대금 피리 가야금 거문고 등 우리의 전통악기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음악을 할 수 있는 모든 악기소리를 들을 수 있었으며, 그 악기를 다룰 수 있는 예인들의 연주도 자연스럽게 감상 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전통소리인 판소리와 아리랑은 심금을 울리는 음악으로 낙안읍성을 연상시켰었다.

     

    사실 우리민족의 한과 얼이 빚어내는 악기와 목소리들은 그 무엇과도 견주 할 수 없다. 동방의 등불처럼 밝혀져야 할 것이다. 판소리의 다섯 마당과 아리랑은 두고두고 연구대상이 아닐까 싶다. 조선시대의 신도시 형으로 개발되었다는 낙안읍성과 그 속에서 음악을 즐겼었던 선인들의 행적이 눈에 선하다. 판소리와 가야금병창 등을 전개하면서 풍류를 즐기며 고전음악의

    중요성을 간직했었던 조상들의 업적들이 눈앞을 떠돈다.

     

    빈티지소리를 듣고 있는 낙안읍성의 밤은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 과거의 소리를 듣고 현재의 소리를 간직하면서 미래의 소리를 연주할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은 새록새록 빛날 것이며 잊지 못할 사연은 오늘과 내일로 이어질 것이다. 빈티지소리를 듣는 시간이야말로 내일이 여는 시간이다.

     

    한반도 남쪽 끝자락

    부산 수영로 696에 자리한

    소리창고는 빈티지 보금자리

    그 곳에는 사라져 가는 소리들이

    숨을 쉬고 노래를 하고 춤을 추는

    낭만부스러기가 모닥거리고 있네

     

    엘피판으로 회귀하는 추억소리

    영혼이 자유롭게 떠도는 집시소리

    나팔바지 청바지를 누비던 시대소리

    긴긴밤을 구슬피 울어대는 대금소리

    부모형제 친구이웃들의 속삭임소리

    세상이치 물리를 깨달은 풍류인소리

     

    청량하고 따스하게 흐르는 밤

    어둠 깨치는 동요소리 들려오고

    낙안읍성 가야금병창소리 들려오고

    은은한 소리창고 음악소리 들려오고

    당신의 목소리 별빛으로 살아오네

     

    추억이 빛나는 어제의 소리를 듣고

    기억이 간직한 오늘의 소리를 듣고

    별빛이 그리는 내일의 소리를 듣네

    (필자의 소리창고의 전문)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23-02-13 10:17 송고 2023-02-13 10:18 편집
    빈티지소리 듣는 낙안읍성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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