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봄이다. 꽃피고 새우는 봄이 오면 왠지 가슴이 설렌다. 춥고 삭막한 겨울을 벗어나고픈 마음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먼저 만물이 생동하는 그 모습을 보고 싶은 충동의 발로일 것이다.
예부터 봄은 숙녀의 치맛자락에서부터 온다는 말이 있다.바람에 펄럭이는 숙녀들의 치맛자락은 대자연의 변화보다 먼저 봄을 맞이하려는 마음이 앞선다는 뜻이다. 아마도 마음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봄기운을 참지 못하는 숙녀들의 속맘을 그대로 표출하는 말인지도 모른다.
봄을 기다리는 마음은 숙녀들뿐만이 아니다. 훈풍을 애타게 기다리는 서민들로부터 상류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들은 봄나들이를 즐기려 한다. 그래서 일까? 봄이 되면 상춘객들이 남쪽순천으로 물결친다.
무엇보다도 현대인들은 건강과 직결된 힐링문화 흐름에 따라 대자연의 품에서 휴식을 취하려 한다. 혼탁한 도심을 빠져나와 맑은 물과 신선한 공기가 생성되는 대자연의 품에 안기려 한다.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성향이 다르겠지만 봄나들이를 하는 사람과 봄나들이를 하지 않는 사람과의 차이는 판이하게 다르다고 한다. 봄나들이를 하는 사람들의 생활관은 일상생활에서부터 삶의 윤기가 흐르고 건강미가 넘친다고 한다. 그들은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진취적인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그런 연유에서인지, 최근 들어 직장인을 비롯해 가정주부들까지도 봄나들이 계획은 물론 야유회를 즐기는 생활패턴으로 바뀌고 있다. 여행지는 남쪽 힐링도시인 순천시를 선호한다고 한다.
사실, 필자역시 봄나들이는 빼놓지 않는다. 연두 빛 새싹 돋아남을 시로 승화시켜보고 미풍이 불어오는 봄바람 쐬러 온 산천을 쏘다닌다. 때론 취와 쑥 그리고 엘리지, 고비, 고사리 등 봄나물을 채취해 봄 향기를 맡는다. 파릇한 봄나물에 밥을 비벼먹노라면 겨우내 얼었던 심신이 눈 녹듯 사르르 녹아내리며 새로운 기운이 샘솟듯 솟아난다. 또 파릇한 두릅을 데쳐서 초장에 찍어먹으면 상긋한 봄내음이 입안에 가득하고 소화액이 절로 분비된다. 이 어찌! 삶의 활력소가 아닐까 싶다.
며칠 전이었다. 순천지역에 벗 꽃이 만발했다. 송광사 진입로부터 낙안읍성으로 상사호 주변 그리고 순천만 정원으로 이어지는 동천제방에는 벚꽃이 만발해 화사한 부채춤이었다. 길마다 환하게 켜진 등불이 일렁이고, 거리마다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사람과 대자연이 어우러진 진풍경이었다.
그런 연유에서일까? 순천시는 그 여파를 잊을 수 없게끔 순천정원에 화사한 철쭉전시포를 만들었다. 전국 제1의 철쭉생산 도시의 위상을 정립하고, 순천 철쭉의 우수성을 홍보하기 위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순천만정원에‘철쭉품종 전시포’를 조성키로 했다고 한다. 영산홍과 자산홍 등 10여종과 분재용으로 쓰이는 철쭉 70여종을 식재해 철쭉향연을 펼친다고 한다.
지금부터 피는 철쭉꽃은 오는 6월 말까지가 개화 시기다. 이 시기의 순천만은 전국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가장아름다운 철쭉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시는 순천만정원 국제습지센터(1층)에서 다음달 22일부터 31일까지 제1호 국가정원 품격에 맞는 철쭉분재 전시회를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출품될 작품들은 30~120년 이상의 희귀고목 철쭉 100여점으로, 진귀하고 아름다운 철쭉꽃을 선사한다고 한다. 시는 또 시화(市花)를‘철쭉’으로 정해두고 있어 철쭉에 역사와 철쭉에 관련해서는 많은 자료를 지니고 있다.
그렇다. “님도 보고 뽕도 따고, 이왕이면 다홍치마”이듯 봄나들이는 남쪽순천이다. 송광사, 선암사, 주암호, 낙안읍성을 둘러보며 봄나물에 밥도 비벼먹고 순천만에 펼쳐지는 철쭉꽃 향연을 즐겨봄이 어쩔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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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4-09 10:44 송고
2015-04-11 09:31 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