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봉에서바라본팔영산

관촌리 지하도 따라 생긴

일탈경험은 내 생풀처럼

관목들의 남방한계로 살고 있음을 알았다

산개나리와 가침박달이

전주-남원 장수-정읍 사방 안으로

네 팔 걷어붙이고

푸른 물 콸콸 길어 내

내 마음이 깊은 자맥에 들던

그러다 나오면

청량한 하늘이 이마에 닿던

중심의 무게가 지긋이 실리던 연유를

엊그제서야 알았다

오래된 방구들 손 보태며

토수인 아버지 경험론 한 자락 얻었던 내가

어깃장이란 말의 무게를 지고

다시 관촌을 빠져나오며

지리산으로 고이 괴어

쌍쌍 놀고 있는 발춤 맞춰

구름쯤 한 자락 덮어보고 싶은 맘에서

때론 인간이 아니기를 거부하던

이념으로 어긋난 상처 덮어주는

푸른 산맥의 힘줄을 보았다

구들이 따뜻한 것

너와 내가 푸를 수 있는 것

서로 잘 맞닿는 것이 믿음이란 것

이쯤에서 내가 해야 할

생풀의 겨울나기는

바람을 푸르게 키우는 법

그 중심을 말아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