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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길 낙서였음 좋겠다 / 김용수

2014-05-13 오전 8:58:47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섬진강 물줄기 휘어 흐르고

    모래톱 드러눕는 하동백사장을

    소풍장소로 점찍던 날

     

    밤잠 설치며

    휘갈겼던 소풍 길 낙서는

    간직할 수 없는 휴지조각으로

    훌훌 날리다가 강물 따라 흐른다

     

    농장 선돌에 새길

    “흐르는 강물처럼”

    흐르는 시간을

    뚝배기 친구 걸쭉한 말씨에서 줍고

    춤추는 아이 산, 그림자에서 찾는다

     

    거스른 세월

    그 꼬리를 무는 지금

    노란리본 달고 아이를 기다리는 지금

    미쳐버린 사회로 줄달음치는 지금

    어느 한군데도 성한 데가 없는 지금

    멈출 줄 모르는 시간 위로 상처투성인 지금

    살아있어도 살아 있다는 말을 못하는 지금

     

    소풍 길 낙서였음 좋겠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4-05-13 08:58 송고
    소풍 길 낙서였음 좋겠다 / 김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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