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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심(五心)은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꼭 지켜야 하는 5가지 마음이다. 처음에 먹은 마음인 초심(初審), 옳고 그름, 선과 악을 판단하는 도덕적인 양심(良心), 한 가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열심(熱心)이며, 여럿이 마음을 한데 합하는 합심(合心)이고, 상대방의 딱한 처지를 헤아려 알아주고 도와주는 인심(人心)이다. 이 오심(心)의 소중함을 잃어버리면 세상은 온통 흔들리게 되어있다.
2011년 지금 한반도가 흔들리고 있다. 세계가 흔들리고, 지구촌의 독재정권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철옹산성같이 튼튼하게만 보이던 독재 정권 7인이 와르르 무너졌다. 튀니지 대통령이 ‘재스민 혁명’ 대통령자리에서 쫓겨나 야반도주를 하더니, 북한의 김정일이 심장마비로 사망하여 지구촌을 발칵 뒤흔들었다. 김정은에게 후계자를 대물림 해준 김정일의 행적을 되새김질해보니 이 세상에는 영원한 것이 없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거역한 자들의 작태가 새삼 궁금하다.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는 튀니지의 정치가이다. 1987년 11월 무혈 쿠데타를 일으켜 30년 동안 장기 독재정권을 구축해온 하비브 부르기바 초대 대통령을 축출하고 제2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1989년 4월 대통령 선거에 단독 출마하여 당선된 이후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대통령 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되었다. 4선 대통령으로 23년간 장기집권을 하였다. 하지만 그는 고학력 노점상 청년 분신을 계기로 실업과 고물가에 시달리던 국민들이 들고 일어난 ‘재스민 혁명’으로 대통령 자리에서 쫓겨나 2011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로 야반도주를 했다.
무하마드 호스니 무바라크(1928.5.4~)는 이집트의 정치가이다. 1981년 10월 당시 대통령 사다트가 암살당하자 부통령인 그가 권력을 승계 받아 후임 대통령으로 취임 했다. 이후 비상계엄법에 기대 30년간 철권을 통치하며 ‘현대판 파라오’로 군림해 왔다. 하지만 현재 이집트 국민들이 벌인 시민혁명의 퇴진 요구 시위를 이기지 못하고 대통령직에서 하야하여 시위대를 유혈 진압한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로랑 그바그보(1946~)는 코트디부아르의 정치가이다. 2000년 10월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 야당인 코트디부아르인민전선의 후보로 출마하여, 로베르 구에이 대통령을 물리치고 당선했다. 1960년 8월 프랑스로부터 독립한 이후 40년간 코트디부아르의 정치를 지배해온 코트디부아르민주당의 일당독재체제를 종식시켰다. 2011년 4월 알라산 우와타라 대통령이 새롭게 권좌를 차지하면서 체포된 후 전범재판을 받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로 압송돼 구금된 상태다.
카다피(1942~2011.10.20)는 리비아의 정치가이다. 1969년 쿠데타로 집권하였으며, 2011년까지 42년간 장기집권 했다. 이슬람 근본주의, 사회주의, 범 아랍주의를 융합한 아랍공동체 건설을 주장하였다. 인민직접민주주의라는 명분을 앞세워 의회제와 헌법을 폐지하고 석유 등 국가기반시설을 국유화하여 독재 권력을 강화했다. 2011년 장기집권과 철권통지에 반발해 일어난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나 도피 중 시민군에 붙잡혀 살해되고 시신이 정육점에 전시되는 등 비참한 죽음을 당했다.
알리 압둘라 살레(1942~)는 예멘의 군인이고 정치가이다. 1978년 쿠데타를 일으켜 예멘아랍공화국(북예멘)의 정권을 장악했다. 1990년 5월 남·북 예멘이 통합된 통일 예멘의 초대 대통령이 되었다. 90년 북예멘의 흡수통일로 통일 예멘의 첫 국가수반이 된 뒤 33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왔다. 지난 1월 대통령 연임제를 폐지하고 종신집권을 추진하려다 강한 역풍을 맞았다. 유혈진압으로 일관해 왔으나 결국 올 11월 퇴진 내용이 담긴 권력이양 안에 서명을 했다.
알아사드(1965.9.11~)는 시리아의 정치가이다. 철권통치자 하페즈 알아사드의 아들이다. 후계자 수업을 받던 2000년 6월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객사한 후 대통령에 취임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과 국영기업의 민영화 등 개혁을 추진한 ‘아랍의 봄’ 민중봉기 이후 유일한 독재자다. 군함과 대포까지 동원해 10개월째 비무장 반정부시위대를 유혈진압하고 있다. 유엔이 집계한 사망자 수만 최소 5000명이다. 하지만 최근 그를 두둔하던 러시아와 아랍연맹(AL)이 유혈사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겠다고 강수를 들이밀자 19일 AL이 제안한 500명 규모의 국제 감시단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김정일(1942.2.16~2011.12.17)은 북한의 정치가이다. 북한 국방위원장인 김정일은 74년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선정되며 중앙무대에 올랐다. 김일성 주석이 사망한 지 3년 만인 97년부터 노동당 총비서로 14년간 북한을 통치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닫힌 국가의 독재자로 지난 17일 야전열차 안에서 심장마비로 급사했다. 후계자 김정은은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르자마자 남한을 당분간 상대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북한의 정치가 독재체제로 대물림되어 한반도에도 큰 흔들림이 시작된 것이다. 꽃이 피네, 한 잎 한 잎/ 한 하늘이 열리고 있네// 마침내 남은 한 잎이/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 바람도 햇볕도 숨을 죽이네/ 나도 그만 눈을 감네//는 ‘이호우’의 시조 ‘개화’이다. 하나의 생명이 피어나는 순간은 아름답고 신비롭다. 무심히 지나친다면 별로 대수롭지 않은 지극히 평범한 일상이지만 시인은 한 송이 꽃이 완성되려는 순간을 새로운 우주가 열리는 순간만큼이나 중대하게 여기고 있다. 이 신비로운 창조의 순간에 압도되어 시인은 눈을 감는다. 시의 한 구절인 ‘마지막 떨고 있는 고비’가 이 글을 쓰는 동안 어째 불안하다.
2011년은 세계가 온통 흔들리고 말았다. 사람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꼭 지켜야 하는 5가지 마음을 잃어버린 한반도의 독재정치가 흔들렸다. 튀니지의 알리 대통령이 야반도주를 하고, 이집트의 무바라크 대통령은 유혈 진압의 혐의로 재판중이다. 40년 독재자 코트디부아르의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은 전범 재판을 받기 위해 구금된 상태이고, 42년 장기 집권한 리비아의 카다피대통령은 시신이 정육점에 전시되는 등 비참한 죽임을 당했다. 살레, 알아사드도 독재자의 비극을 맞았다. 김정일이 급사하고, 후계자 김정은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2012년부터는 ‘이호우’의 ‘개화’처럼 이 세상을 온통 오심(五心)으로 꽃을 피우는 시대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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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1-07 09:41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