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기변환_11년%2011월%204일%20029
아카시아가 미국이거나 혹은 인도
동부아프리카가 고향이라는 것을
굳이 묻지 않아도
콩깍지 속에 알갱이 가지런히 키우는 것은
우리 동네에서도 잘하고 있는 일이다
보티산이 시집와 애 하나 낳고
나 많은 서방 꿀단지노릇 한지도
다섯 해나 지났다
도시 딴 맘먹지 말고 살기만을
아가야 홀려대는 구상댁에게
딸년 꼭 끌안고
중천에 해 뜰 때까지 자고 일어나지만
보티산에게 딸린 무죄다
이젠 제법 말문도 커져
버럭 대는 것으로 봐
단단한 가시로 무장한 꽃피는 각시가 됐다
꽃들이 앞뒤가릴 것 없이
한꺼번에 달려드는 통에도
아카시아가 잘 폈다
보티산은 이제 꽃으로 엮어가는
종부 살이 여자다
구제금융만큼이나 구상댁에게는
안심이자 눈에 흙이 들어가도
다리 뻗고 눌 수 있을 것 같은
면목이 섰기에
여자의 존심을 삭히고 있다
올해 같으면 벌치기가 괜찮을성싶다고
간만에 웃어 보이는 설악양봉원
벌들이 더 사나워졌지만
시집살이 게워내는 보티산의 향내가
봄 마당에 한참 떨어지고 있는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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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05 23:58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