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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최북을 노래함 / 송준용 시인
2012-09-14 오후 12:55:5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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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그려 아침 먹고

    저녁에 그려 저녁을 먹어도

    행복했던 사내

    배고픔에 시든 사람

    술고픔에 찌든 사람

    사랑고파 멍든 자들을 다 누르고

    공산무인도의 적요와

    조어산수도의 풍류와

    화룡도의 날씨를 얻어

    길을 나서면 인생이 다 무어냐

    별 것이 아니더라

    아부하는 그림을 싫다며

    스스로 눈을 찔러 자존심을 지켰던 사내

    금강산 구룡폭포의 풍류에 매료되어

    천하의 명인 호생관이

    이곳 밖에는 죽을 데가 어디 있겠냐며

    풍덩! 돌아볼 것 없이 투신했던 사내

    아, 일찍이 왕조시대에는 없었던

    반 고흐의 피여 눈이여 귀여

    살아 있어도

    붓 한 자루만 있으면

    이승과 저승의 문턱을 마음대로 넘나들 수 있었던 그는

    그의 수작 ‘풍설야귀인’을 따라갔는 지

    소식이 없다 

     

     

     





    ★최 북: 국립 전주박물관에서 있었던 조선 후기 화가 최북 탄신 300주년 기념

             특별기획전을 보고.  최북은 19세기 중엽 활동한 중인신분의 화가로

             평생을 붓 한 자루로 살았으면서도 화가로서의 자존심을 버리지 않았

             다함. 그의 삶이 사뭇 굴곡지고 매끄럽지 못했던 것은 신분사회에 대한

             도전이었던 것으로 보여짐.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9-14 10:29 송고 2012-09-14 12:55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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