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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 오브제 / 정홍순
2012-09-21 오전 7:38:19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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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캄캄하다


    방구석에 누인 고추들 사이로


    여자 혼자 비좁게 눕는다


    이슬을 처분하던 태양과


    하루 내 같이 했던 여자는


    한 근 한 근의 무게와


    통쾌하게 가루가 될 수 있는 등신


    약간의 부제를 달아놓는다


    <햇빛 고르기>


    캄캄하다


    여자의 얼굴에서 화장수


    얼마를 흘린다 어둠이 조금


    닦여진 듯 금세 캄캄하다


    태양이 비를 맞고 있다


    자기일로 난처한 그들


    어둠속에는 그들이 설치한 고추밭으로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개구리가 고추를 딴다


    고추 몇 개를 도둑맞은


    여자의 허리가 펴지지 않는다


    <고춧병>


    자유선언 한 백김치처럼


    하얀 밤 어둠을 빼낸다


    태양초 되도록


    같이 말라갈 여자의 방에


    햇빛이 금줄을 치고 있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2-09-21 07:38 송고
    햇빛 오브제 / 정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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