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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라미 / 김용수
2013-09-19 오전 10:09:20 참살이 mail yongsu5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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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차게 쏟아지는 가을비는

    비껴간 인연을 잇고 잇는 동그라미다

     

     

    빗물처럼 흘러갔던 시간들

    빗발사이사이를 끼어 다니고

    잃어버린 정

    잊었던 사람

    비에 젖은 동그라미를 그리고 있다

     

     

    빗줄기 따라가고

    빗줄기 따라왔던

    동그라미는

    천사의 눈물도

    하늘의 슬픔도

    아니다

    어린 날 보았던 까만 눈동자다

     

     

    촉촉하게 젖은 까만 눈망울에서

    살며시 떨구는 눈물의 알갱이다

     

     

    야윈 삶이

    토막토막 이어지는 장터에서

    가을비에 젖고 젖은 사람들이

    빗방울처럼 동그란 동그라미 그리며

    동전을 주고받다가 돈을 세고 있다

     

     

    가끔씩

    번개 불로 지져대고

    천둥그물 둘러치며

    수많은 동그라미 그리게 하는

    부처도 예수도 하늘도 얄밉다

     

    <저작권자©참살이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13-09-15 08:34 송고 2013-09-19 10:09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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